"주민 소통에 행정력 동원은 월권"…강릉시의회 의장 간담회 논란 확산
전공노 시지부 "즉각 개선" 문제 제기…전날엔 민주당 의원 반발
노조 "읍면동장에 현안 요구 부적절…의회-본청 인사교류 끊어야"
- 윤왕근 기자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국민의힘 소속 허병관 강원 강릉시의회 의장의 읍면동 순회간담회를 둘러싼 논란이 시의회 내부를 넘어 공직사회로 번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이 지역구 의원 배제와 사전 협의 부재 등을 이유로 공개 반발한 데 이어 공무원노조도 간담회 과정에서 집행부 공무원과 행정력을 동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강원지역본부 강릉시지부는 25일 성명을 내고 "강릉시의회의 읍면동 순회간담회와 관련해 주민 소통이라는 취지는 존중하지만, 의회 자체 행사에 행정기관 소속 공무원과 행정력을 동원하는 방식은 즉각 개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강릉시의회는 지난 24일 주문진읍을 시작으로 오는 9월 4일까지 읍면동을 순회하며 주민 현안과 건의사항을 청취하는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노조는 간담회 자체보다 운영 방식을 문제 삼았다.
노조는 "주민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듣는 의회의 역할에는 공감하지만, 주민간담회를 개최하면서 행정기관 공무원을 행사 준비에 동원하고 그 과정에서 시장의 지휘를 받는 읍면동장에게 별도의 현안까지 요구하는 것은 명백한 월권"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의회가 집행부를 감시·견제하는 역할을 수행하려면 양 기관의 역할과 권한이 명확히 구분돼야 한다며 "의회 행사의 준비와 진행을 행정기관에 의존하는 방식이 반복되면 견제와 균형이라는 지방자치의 기본 원리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강릉시 본청과 시의회 사무기구 간 인사교류 문제까지 꺼내 들었다.
노조는 "문제의 근본 원인은 의회 사무기구가 본청과의 인사교류에 의존해온 구조에 있다"며 지방의회의 독립적인 의정활동을 보장하려면 의회 사무기구의 인사권 역시 독립적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강릉시의회가 그동안 본청과 관행적인 인사교류를 이어오면서 독립적으로 운영되기 어려운 구조를 유지해 왔다며 이번 간담회에서 불거진 행정력 동원 문제 역시 이 같은 구조와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의회의 주민 소통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주민을 만나려면 의회가 스스로의 힘으로 준비하고, 행정이 필요하면 행정기관이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역할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읍면동 순회간담회를 계기로 본청과의 인사교류를 전면 재검토하고 의회 사무기구의 독립성을 확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강릉시의회 민주당 소속 의원들도 전날 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허 의장의 순회간담회 추진 등을 두고 "의장 중심의 일방적인 의회 운영"이라며 공개 반발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지역구 의원들과 아무런 사전 협의 없이 간담회가 추진됐고, 의장과 각 상임위원장을 제외한 상당수 의원들이 주민센터나 자생단체 관계자들을 통해 일정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또 최근 김중남 강릉시장이 읍면동을 순회하는 타운홀미팅을 마친 직후 유사한 성격의 간담회를 다시 여는 필요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이들은 허 의장에게 지역구 의원들이 참석하지 않는 읍면동 순회간담회를 즉각 중단하고 주요 의회 현안을 의장단 회의를 통해 사전 협의한 뒤 전체 의원에게 공유할 것을 요구했다.
반면 허 의장은 순회간담회가 주민들의 생활민원을 직접 듣고 내년도 예산에 반영하기 위한 정상적인 의정활동이라는 입장이다.
전날 허 의장은 "예산 편성권이 없는 의회 입장에서 시민들이 실제 불편을 겪고 있는 생활민원을 조금이라도 해소해 보자는 취지"라며 "민원을 취합한 뒤 의장단 회의를 열어 집행부에 전달하고 각 의원에게 지역별 민원을 나눠주려는 계획"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지역구 의원들을 배제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특정 의원이나 정당을 통해 민원을 받을 경우 주민 의견 전체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21개 읍면동의 민원을 통합적으로 수렴한 뒤 지역별 의원들과 공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 의장은 민주당 의원들의 중단 요구에도 예정대로 순회간담회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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