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檢 보완수사→미성년자 강간치상'…첫 재판서 일부 혐의 부인

협박·음주 강요·간음 등 인정…성폭행 따른 상해 등은 부인
경찰 '강간' 불송치 檢 보완수사로 뒤집혀…영상 등 추가 확보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전경.(뉴스1 DB)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단순 성매매 혐의 등으로 송치됐다가 검찰의 보완수사를 거쳐 미성년자 강간치상 혐의로 구속기소된 40대 남성이 첫 재판에서 혐의 상당 부분을 인정하면서도 상해와 일부 범행 방법은 부인했다.

춘천지법 강릉지원 제2형사부(재판장 이배근)는 25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 등 치상) 혐의로 구속기소된 40대 A 씨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12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게 된 B 양(당시 16세)을 자신의 차량에 태워 강릉시 일대를 돌아다니며 위협하고 강제로 술을 마시게 한 뒤 숙박업소로 데려가 성폭행해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이날 법정에서 A 씨가 피해자의 뒤통수를 때리고 흉기를 보여주며 위협한 뒤 억지로 술을 마시게 했다고 했다. 이후 몸을 제대로 가누기 어려울 정도로 술에 취한 피해자를 숙박업소로 데려가 성폭행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A 씨 측은 범행 전체를 부인하지는 않았다.

변호인은 A 씨가 피해자에게 "살려달라고 하지 말고 그전에 나한테 잘해라", "한 번 찌르는 것보다 세 번 네 번 찔러야지 좀 죽을 수 있을 것 같지"라는 취지로 말하며 협박한 사실을 인정했다.

또 피해자가 거부했음에도 술을 마시게 하고, 숙박업소에 가기를 원하지 않는 피해자를 데려간 사실과 그곳에서 성관계를 한 사실도 인정했다. 당시 피해자가 아동·청소년일 수 있다는 점을 적어도 미필적으로 인식했다는 사실 역시 인정했다.

다만 A 씨 측은 성폭행으로 피해자에게 치료가 필요한 상처가 발생했다는 검찰 측 공소사실은 부인했다. 일부 성적 행위와 흉기를 피해자의 신체에 직접 가져다 댔다는 부분 등도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변호인은 "피고인이 자신의 행위를 깊이 뉘우치고 있으며 피해자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힌 데 대해 진심으로 사죄하고 있다"는 취지의 입장도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재판에서는 성관계 자체보다는 성폭행으로 피해자에게 상해가 발생했는지와 흉기 사용 등 구체적인 범행 경위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변호인은 상해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피해자의 진료기록 전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관련 자료를 추가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해자를 법정에 불러 증인신문하는 절차는 현재로선 진행되지 않을 전망이다. 재판부가 피해자 증인신문 필요성을 확인하자 변호인 측은 별도로 부를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답했고, 검찰도 별도의 증인을 신청하지 않았다.

춘천지방검찰청 강릉지청 전경.(뉴스1 DB)

이 사건은 당초 경찰 수사에서 성매매 등 혐의로 송치됐다가 검찰의 보완수사를 거치면서 미성년자 강간치상 사건으로 혐의가 크게 달라졌다.

경찰은 애초 A 씨를 성매매처벌법 위반과 폭행, 특수협박 혐의로 불구속 송치하면서 강간 혐의에 대해서는 불송치 결정했다.

그러나 B 양 측이 이의를 신청하면서 검찰이 보완수사에 착수했고, 이후 검·경의 추가 수사 과정에서 강간 혐의를 뒷받침하는 증거들이 새롭게 확보됐다.

검·경은 A 씨 주거지 압수수색과 통신영장 집행 등을 통해 휴대전화와 태블릿PC를 확보했다. 경찰이 앞서 확보했던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칩도 다시 압수해 디지털포렌식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A 씨가 흉기로 B 양을 위협하고 술을 마시도록 강요하는 모습과 성관계를 거부하는 피해자를 숙박업소로 데려가는 장면 등이 담긴 영상이 확보됐다.

또 성폭력 증거채취 응급키트와 피해자 진술 등을 토대로 검찰은 범행으로 B 양이 상해를 입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A 씨의 과거 성범죄 관련 전력과 인터넷 검색기록 등도 분석했다. 이를 토대로 피해자가 동의한 성매매가 아니라 A 씨가 성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흉기와 술 등을 미리 준비한 계획범죄라고 판단해 지난달 2일 A 씨를 구속기소했다.

재판부는 변호인 측의 추가 증거기록 검토 등을 거쳐 심리를 이어갈 예정이다. 9월 29일 오전 열리는 공판에서는 A 씨에 대한 피고인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