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대신 가족, 낮보다 밤…올 여름 양양 바다의 부활

야간개장·감성야시장·펫비치·아이언비치…체류형 콘텐츠 확대
해수욕장 누적 79만명, 전년比 51%↑…낙산 34만명 최다

낙산해변 저녁 풍경.(양양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양양=뉴스1) 윤왕근 기자 = 올여름 강원 양양 해변의 변화는 '밤'과 '가족'으로 압축된다.

유례없는 폭염으로 한낮 해수욕장 이용이 부담스러워진 가운데 양양군은 야간개장과 야시장, 반려동물 친화 해변, 야외 체육시설 등 체류형 콘텐츠를 잇따라 선보이며 관광객층 확대에 나섰다.

여기에는 최근 수년간 양양이 겪은 관광 이미지의 변화도 맞물려 있다.

양양은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이 막히자 젊은 관광객이 몰리면서 서핑과 인구해변 일대 밤문화를 중심으로 전국적인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그러나 인기가 정점을 찍은 이후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확인되지 않은 악성 루머가 확산하면서 지역 전체가 유흥·범죄 이미지로 소비되는 부작용도 겪었다.

지난해에는 인구해수욕장 일대 상인들이 '가짜뉴스가 양양을 아프게 합니다', '왜곡된 이야기로 양양이 욕을 먹고 있습니다'라는 현수막까지 내걸었다. 양양군 역시 허위사실 유포자를 경찰에 고발하는 등 적극 대응에 나섰다.

올해 양양은 기존 서핑 수요를 유지하는 동시에 가족 단위 관광객과 반려동물 동반 여행객까지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해변 관광의 폭을 넓히고 있다.

대표적인 변화가 낙산해수욕장의 야간개장이다.

군은 올해 처음 낙산해수욕장의 물놀이 가능 시간을 오후 9시까지로 연장했다. 기록적인 폭염 속에 뜨거운 한낮을 피해 상대적으로 선선한 저녁에도 물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야간개장 마지막 주말인 14~16일에는 낙산해변 산책로에서 '2026 여름 낙산해변 감성 야시장'이 열린다.

오후 6시부터 밤 10시까지 27개 팀이 참여해 양양산 감자와 옥수수, 전통주, 쿠키·디저트 등 먹거리와 은공예품, 원석 액세서리, 라탄백, 의류, 키링 등을 선보인다.

15~16일 오후 8시에는 해변에서 '바레(Barre) 수업'도 열린다. 단순히 물놀이 시간을 연장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야간에도 먹고 즐기며 머무를 수 있는 콘텐츠를 더한 셈이다.

낙산해수욕장 전경.(양양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가족·생활형 콘텐츠도 확대됐다.

광진해수욕장은 전 구간을 반려동물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펫비치'로 운영하고 있다. 낙산해변에는 이달 말 벤치프레스와 스쿼트랙 등을 갖춘 개방형 야외 피트니스 공간 '아이언비치'도 선보일 예정이다.

물놀이와 서핑 일변도의 해변에서 산책과 운동, 반려동물 동반 여행, 야간 체험까지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기능을 넓히는 것이다.

특히 낙산 일대는 최근 숙박시설이 확충되면서 해수욕 후 곧바로 돌아가는 당일 관광보다 해변 인근에 머물며 즐기는 체류형 관광을 뒷받침하는 기반도 넓어지고 있다.

숙박 선택지가 늘어난 상황에서 야간개장과 야시장 등 저녁 콘텐츠가 함께 확대되면서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낮에는 물놀이를 즐기고 저녁에는 식사와 산책, 체험을 이어가는 관광 동선을 만들기 한층 수월해졌다는 평가다.

관광객 통계에서도 양양의 선전이 두드러진다.

지난 9일 기준 양양지역 21개 해수욕장 누적 방문객은 79만 77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2만 7005명보다 27만 695명(51.4%)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강원지역 85개 해수욕장 전체 방문객이 635만 9837명에서 490만 8213명으로 22.8% 감소한 상황에서 양양만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해수욕장별로는 낙산이 34만 5190명으로 가장 많았고 남애3리 14만 9850명, 하조대 8만 5090명이 뒤를 이었다.

반면 인구해수욕장은 1만 605명, 기사문해수욕장은 8000명으로 상대적으로 방문객 규모가 작았다.

해수욕장별 규모와 입지, 접근성 등이 다른 만큼 단순 방문객 수만으로 관광 흐름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전통적으로 가족 피서객 비중이 높은 낙산과 남애·하조대에 방문객이 집중됐다는 점은 최근 양양이 추진하는 관광객층 다변화 전략과 맞닿아 있다.

특히 낙산은 양양지역 전체 해수욕장 방문객의 4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숙박 인프라와 상권이 밀집한 기존 관광 기반에 야간개장과 야시장, 야외 체육시설 등이 더해지면서 가족 단위 체류형 관광의 중심축 역할이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강원 양양군 낙산해수욕장에 설치된 수상인명구조장비함 옆으로 '물놀이 구조함'이라고 적힌 배너형 안내 깃발이 세워져 있다. 양양군은 관내 21개 해수욕장에 총 39개의 안내 깃발을 설치해 운영 중이다./뉴스1 윤왕근 기자

안전관리에도 공을 들였다.

군은 올해 내수면 물놀이 관리지역 19곳에 지난해보다 두 배 많은 38명의 안전관리요원을 배치했다. 해수욕장 주변 음식점과 편의점 등을 대상으로 청소년 유해환경 민·관 합동점검도 실시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21개 지정 해수욕장에 수상인명구조장비함 위치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빨간색 배너형 안내 깃발 39개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올여름 동해안은 해수욕장 개장 초반 잦은 비에 이어 기록적인 폭염, 태풍의 간접 영향까지 겹쳤다. 실제 주말에도 호우와 풍랑주의보로 동해안 6개 시·군 해수욕장의 입수가 통제됐다.

양양은 이런 악조건 속에서 낮 시간대 물놀이에만 의존하지 않고 저녁까지 머물며 먹고 즐기는 콘텐츠를 늘렸다.

양양군 관계자는 "야간개장과 감성 야시장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관광객이 해변에 더 오래 머물고 지역 상권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관광 콘텐츠를 확대하고 있다"며 "가족과 반려동물 동반 관광객 등 다양한 여행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해변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