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 혐의' 심규언 전 동해시장 징역 9년6개월…보석 취소·재구속
벌금 12억원·추징금 6000만원…"직무 공정성·행정 신뢰 훼손"
심 전 시장 측 "즉각 항소"
- 윤왕근 기자, 박서현 기자
(부산·동해=뉴스1) 윤왕근 박서현 기자 = 민간사업자에게 특혜를 주는 대가로 수천만 원의 뇌물을 받고 제3자에게 11억 원 상당의 이익을 제공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심규언 전 강원 동해시장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고 재구속됐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제2형사부(김병주 부장판사)는 30일 오전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의 혐의로 기소된 심 전 시장에게 징역 9년 6개월과 벌금 12억 원, 추징금 60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실형을 선고한 뒤 심 전 시장에 대한 보석 결정을 취소하고 법정구속했다.
함께 기소된 시멘트업체 임원 A 씨에게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수산업체 관계자 B 씨에게는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했다. 또 북방물류진흥원 간부 C 씨에게는 징역 1년 10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심 전 시장의 러시아 대게마을 조성사업 관련 5000만 원 수수 혐의와 일본 출장 경비 명목 1000만 원 수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심 전 시장이 선거자금 명목으로 5000만 원을 수수한 사실과 직무 관련 대가관계가 인정된다"며 "개인적 친분에 따른 금전 수수로 볼 만한 사정은 확인되지 않고, 금액도 고액"이라고 밝혔다.
일본 출장 경비 명목 1000만 원에 대해서도 "C 씨가 가져다준 현금 1000만 원이 B 씨가 제공한 것임을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직무 관련성과 대가관계가 인정되는 뇌물"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시멘트업체 관련 제3자 뇌물 혐의도 유죄로 봤다.
재판부는 "시멘트업체는 각종 인허가 등 동해시의 적극적인 협조와 편의 제공을 기대하는 상황이었다"며 "심 전 시장의 요구사항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이익 제공이 이뤄진 것으로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표면적으로는 북방물류진흥원 지원이라는 목적을 내세웠더라도 순수한 공익적 기부행위로 보기 어렵다"며 "인허가 등 행정사항에 대한 편의 제공을 기대한 부정한 청탁과 대가관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양형과 관련해서는 "심 전 시장은 현직 시장의 막중한 지위와 권한을 이용해 뇌물 범죄를 저질렀다"며 "직무집행의 투명성과 동해시 행정에 대한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또 "다수 동해시민은 3차례 지방선거에서 피고인의 자질과 청렴성, 도덕성을 기대하고 표를 던졌을 것"이라며 "피고인은 3선 연임 기회를 부여한 동해시민들의 기대를 저버렸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일부 금액은 북방물류진흥원으로 귀속됐고, 상당 부분은 회사 내부에 유보된 채 최종 취득하지 못한 사정이 있다"며 "46년간 공직을 수행하고 총 14년간 동해시정을 이끌며 지역 발전에 기여한 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심 전 시장은 2022년 4월 '동해 러시아 대게마을 조성사업' 대상자 선정 등의 대가로 B 씨로부터 현금 5000만 원을 받고, 일본 출장 경비 명목으로 1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또 2021년 3월부터 2024년 8월까지 시멘트 제조업체의 각종 인허가 기간 연장 승인 등 사업상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A 씨로 하여금 북방물류진흥원 등에 11억 원 상당의 이익을 제공하게 한 혐의도 받았다.
검찰은 지난 4월 29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심 전 시장에게 징역 12년과 벌금 23억 3499만 원, 추징금 1억 1100만 원을 구형했다.
심 전 시장 측은 재판 과정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해 왔다.
선고 직후 심 전 시장 측 변호인은 기자들과 만나 "판결 이유만 봐도 변호인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며 "특히 뇌물수수 혐의는 C 씨 진술에 지나치게 의존한 판단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패 범죄 사건에서 공여자 진술만으로 유죄를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한 뒤 항소할 계획이며, 항소심에서 충분히 바로잡힐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시멘트업체 관련 제3자 뇌물 혐의에 대해서도 "기업의 기존 지원 관행을 부정한 청탁에 따른 뇌물로 본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판결문을 받아본 뒤 구체적인 항소 이유를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심 전 시장은 2024년 12월 30일 구속기소 됐다가 지난해 6월 25일 보석으로 석방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왔다.
심 전 시장은 권한대행 2년과 민선 6·7·8기 시장 12년 등 총 14년간 동해시정을 이끌었으며, 지난 18일 퇴임했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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