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최북단 마을 주민 "민통선 2㎞만 북상해도 엄청난 혜택"

국방부, 2027년부터 민통선 단계적 북상
농사·축산·재산권 규제 완화 기대

강원 고성군 현내면 민간인출입통제선.(뉴스1 DB) ⓒ 뉴스1 윤왕근 기자

(강원 고성=뉴스1) 윤왕근 기자 = 국방부가 접경지역 민간인통제선(민통선)을 평균 2㎞가량 북상하는 규제 완화 방안을 발표하자 동해안 최북단 주민들은 "생활이 달라질 것"이라며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17일 국방부는 군사분계선(MDL) 남쪽으로 8㎞ 가량 설정돼 있는 민통선을 평균 6㎞ 수준으로 조정해 통제보호구역 일부를 제한보호구역으로 완화하고, 군사시설 보호구역도 단계적으로 해제하는 내용을 담은 군사시설 규제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민통선 조정은 민통초소 이전과 경계시설 보완 등을 거쳐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동해안 최북단 민통선 접경마을인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 주민들은 정부 발표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마을은 남북관계 변화와 군사 규제가 주민들의 생업과 직결되는 곳이다. 70여 가구, 300여 명의 주민들은 대부분 민통선 안 농지에서 농사를 짓거나 동해안 최북단 어장인 저도어장에서 조업하며 생계를 이어간다. 한때 금강산 육로관광 관문으로 '평화의 길목'이라 불리며 관광객들로 붐볐지만, 2008년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 마을은 활기를 잃고 오랜 침체를 겪고 있다.

김남명 명파리 이장은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민통선이 어디까지 풀릴지는 아직 모르지만, 민통선 안에 있는 농경지가 상당 부분 해제된다고 들었다"며 "실제로 그렇게 된다면 마을 주민들 입장에서는 너무너무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민통선 안에서 소를 키우는 주민들이 있는데 급한 일이 아니면 밤에는 거의 들어가지 못한다"며 "그런 부분이 완화되면 주민들 입장에서는 정말 좋다"고 기대했다.

국방부가 밝힌 평균 6㎞ 조정 방안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 이장은 "우리 마을에서는 민통선이 2㎞만 북상해도 엄청난 혜택을 받는 것"이라면서도 "실제로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지역까지 올라가는지, 아니면 상징적인 수준인지 아직은 알 수 없어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원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 일대.(뉴스1 DB) ⓒ 뉴스1 윤왕근 기자

축산농가의 숙원인 축사 규제 완화도 기대했다.

그는 "지금은 민통선 규제 때문에 60평(198㎡) 이상 축사를 지을 수 없다"며 "60평이면 소 13~20마리 정도밖에 키우지 못한다. 거의 창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규제가 완화되면 축사도 더 크게 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민들이 가장 크게 기대하는 변화는 출입 제한 완화다. 김 이장은 "농번기에는 밤늦게까지 일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오후 7시만 되면 무조건 밖으로 나와야 한다"며 "밤에도 한 번이라도 더 들어가 일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주민들에게는 큰 변화"라고 말했다.

재산권 행사 확대에 대한 기대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민통선이 풀리면 건물도 짓고 주택도 지을 수 있게 된다"며 "땅값도 지금보다 오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고 무엇보다 내 땅을 내 마음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민들이 가장 반기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기대감도 큰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이장은 "국방부가 처음 민통선 북상 추진 방침을 밝혔을 때도 주민들은 '내 사유지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것 아니냐', '건물이나 창고를 지을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좋아했다"며 "전체적으로 주민들은 민통선 완화를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국방부는 이번 규제 개선과 함께 접경지역 출입 절차를 모바일 기반으로 간소화하고 농업용 드론 비행 승인 절차를 완화하는 한편, 군사적 효용성이 낮은 군사 장애물도 단계적으로 철거할 계획이다.

강원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 일대 ⓒ 뉴스1 윤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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