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대 기업" vs "글로벌 빅테크"…강원 최대 이슈 '동해안 AI 전쟁'

우상호 "강원판 실리콘밸리"…김진태 측 "남의 밥상에 숟가락"
강릉선 이미 첫삽… 기대 속 실현 가능성 검증 요구도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강원도지사 후보가 지난 15일 강원 강릉 단오제전수교육관 공연동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강원 발전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 뉴스1 윤왕근 기자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강원도지사 후보가 '최대 70조 원 규모' 강릉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전격 공개하면서, 동해안 AI 데이터센터 유치 경쟁이 6·3 지방선거 강원권 핵심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우 후보는 지난 15일 강릉 단오제전수교육관 공연동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강릉 일대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유치에 성공했다"며 "국내 5대 대기업 가운데 한 곳과 최종 협의를 마쳤다"고 밝혔다.

그는 "10년간 최대 70조 원이 투자되는 국내 최대 규모 프로젝트"라며 "20만 개 수준의 신규 일자리와 최대 10조 원 규모 세수 증대 효과가 기대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강원판 실리콘밸리를 만들겠다"며 AI·클라우드·스타트업 생태계 구축 구상도 제시했다.

이에 김진태 국민의힘 후보 측은 즉각 반발했다.

김진태 후보 캠프 이민찬 대변인은 같은 날 논평에서 "회사명조차 밝히지 못하면서 '유치 성공'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허위사실 유포나 다름없다"며 "남이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후보 측은 이미 김진태 지사 재임 기간 '동해안 데이터센터 벨트 육성'을 핵심 사업으로 추진해 왔고, 지난 3월 강릉 AI 데이터센터 건립 사업 기공식까지 마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강릉시와 민간 SPC(특수목적법인) 강릉디씨피에프는 강동면 안인진리 일원 약 7만 평 부지에 총 1GW 규모 AI 데이터센터 특화단지를 4단계로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사업비는 데이터센터 건립 기준 약 13조 8000억 원 규모이며, 사용자 설비 등을 포함한 전체 투자 규모는 약 69조 8000억 원으로 제시됐다. 지난 3월 열린 1단계 기공식에서는 80MW 규모 데이터센터 건립 계획이 공개됐다.

당시 시행사 측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 실사를 전제로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지만, 비밀유지계약(NDA)을 이유로 참여 기업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결국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기존 민자사업 성격의 강릉 AI 데이터센터를 둘러싸고 여야가 '누가 주도했고 누가 완성할 수 있느냐'를 놓고 정면 충돌하는 구도가 형성된 셈이다.

지난 3월 26일 강원 강릉시 강동면 안인진리 사업 부지에서 김진태 강원도지사, 김홍규 강릉시장, 박소희 강릉디씨피에프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강릉 AI 데이터센터 1단계 건립사업 기공식이 열리고 있다.(강릉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AI 데이터센터는 현직 시장 자격으로 민자 사업을 추진 중인 국민의힘 김홍규 후보와 민주당 김중남 후보가 모두 주요 공약으로 제시하는 등 여야를 막론하고 강릉 정치권 전반에서 미래 핵심 산업으로 거론돼 왔다.

동해안이 AI 데이터센터 최적지로 떠오른 배경에는 지역 산업 구조 변화도 자리한다.

강릉·동해·삼척 일대에는 대규모 화력발전소가 밀집해 있지만, HVDC(초고압직류송전망) 구축 지연과 에너지 정책 변화 등으로 발전소 가동률이 떨어지며 지역경제 위축 우려도 커진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소비하는 AI 데이터센터가 동해안 발전 산업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부지와 발전 인프라도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실제 사업 추진을 위해선 수요 기업 확보와 전력 공급 안정성, 송전망 문제, 냉각 방식에 따른 용수 사용 논란, 지역경제 파급 효과 검증 등 해결 과제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원 정치권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 논쟁이 단순 선거 공약을 넘어 동해안 미래 산업 전략 자체를 둘러싼 경쟁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