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23조 있어" 재력가 행세하며 지인들에게 수십억 뜯어낸 70대
항소심 재판부, 징역 6년 1심 선고 유지
- 한귀섭 기자
(춘천=뉴스1) 한귀섭 기자 = 조 단위의 재력가 행세를 하면서 수년간 지인들과 소개받은 사람을 상대로 수십억 원 뜯어낸 70대가 항소심도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이은혜 부장판사)는 7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76·여)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A 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징역 6년)을 유지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거액의 자산가로 속이고 돈을 편취한 다음 이를 생활비 등으로 사용해 범행의 방법과 경위, 피해 규모 등에 비춰봤을 때 죄책이 매우 무겁다"면서 "피해자들은 A 씨의 처벌 의사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이에 여러 양형 조건을 살펴보면 원심의 판결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A 씨는 지난 2020년 5월부터 작년 8월 사이쯤 강원 원주의 한 한 카페를 비롯한 여러 곳에서 지인들과 소개받은 사람에게 조 단위의 재력가 행세를 하면서 소위 '돈세탁'(자금출처 추적방해)과 현금수송경비 등의 비용이 필요하다고 속여 23억 원 이상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건 공소사실에 따르면 A 씨는 3명을 상대로 1인당 적게는 3억여 원, 많게는 15억여 원의 사기 사건을 벌였다. 검찰은 A 씨가 일정한 수입이나 재산이 없는데도, 카지노와 생활비 등에 지출하기 위해 12조~23조 원의 자산이 있는 것처럼 상대방들을 속였다.
특히 A 씨는 지인 B 씨에게 '나에게 자산 23조 원이 있다. 은행에 5조~6조 원이 있는데, 특수차량에 실으려면 인건비·숙박비 등이 필요하다', '너를 친아들로 생각한다. 돈 찾으면 지분 70%를 주겠다'는 식으로 속여 수년간 15억여 원을 뜯어냈다.
또 A 씨는 평소 자신을 재력가로 알던 지인 C 씨에게 '내가 현금 12조 원이 있는데, 이를 김해에서 충주로 옮기는 작업 중이다. 경비가 필요하니 구해 달라'고 하는 등 이를 믿은 C 씨로부터 소개받은 D 씨를 상대로 약 1년간 5억여 원을 가로챘다.
뿐만 아니라 그는 C 씨에게도 돈세탁을 비롯한 각종 경비를 대주면 C 씨의 회사에 거액을 투자하겠다고 거짓말해 수년간 3억여 원을 챙겼다.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피해액의 규모가 23억 원이 넘는 점 등에 비춰 볼 때 죄질이 매우 중하다. 피해자들은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바라고 있다"면서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이에 A 씨는 양형 부당 이유로 항소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han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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