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중 재산 개인 것처럼 써"…법정 선 종중 전 회장 등 어르신들
업무상횡령…80대 벌금 1000만원, 60대 징역 1년·집유 3년
1심 "범행 수법 불량"…주요 혐의 부인한 피고인들, 항소장
- 신관호 기자
(원주=뉴스1) 신관호 기자 = 종중의 전 회장이었던 80대 남성과 종중 종원으로 활동해온 60대 남성이 여러 명목으로 종중의 재산을 수천만 원씩 빼돌려 사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벌금형과 징역형의 집행유예 등을 선고받았다.
14일 법원에 따르면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1단독 재판부(김현준 부장판사)는 지난달 11일 업무상횡령 혐의를 받아 불구속 상태로 법정에 선 A 씨(81)에게 벌금 1000만 원을, B 씨(63)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했다. B 씨에겐 16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했다.
A·B 씨는 2018년쯤 종중재산을 여러 수법으로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특히 공소사실에는 A 씨가 2017년 5월 종중의 회장직을 사임했는데도, 이후 종중 회장 직인을 소지한 것을 기화로 범행을 계획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A 씨는 2018년 4월쯤 자신이 개인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빌려준 2000만 원을 종중계좌로 변제받는다는 명목으로, 종중계좌에서 2000만 원을 자신의 계좌로 옮긴 뒤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B 씨는 그해 4월쯤 종중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한 종중 땅에 벌목한다는 명목으로, 종중계좌에서 C 씨 계좌로 500만 원을 보낸 후 C 씨로부터 500만 원이 담긴 그 계좌와 연결된 체크카드를 받아 돈을 인출하는 등 수개월간 6580만여 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았다.
A·B 씨는 함께 범행한 혐의도 있다. 이들은 2018년 9월쯤 종중 토지의 불법산지전용 부분에 대한 원상복구 명목으로 종중계좌에서 타인 계좌로 돈을 보낸 뒤 그중 일정 금액을 각각 본인, 배우자 계좌로 옮겨 쓰는 등 공모해 400만 원을 횡령한 혐의다.
재판에서 A 씨 측은 2000만 원대 단독범행 혐의에 대해 불법영득의사가 없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사건 몇 해 전 모 법인에 종중의 토지를 팔 때 법인 대표에게 돈을 빌려줬는데, 그 대표가 매매대금 전부를 종중에 주는 등 A 씨가 종중에서 2000만 원을 받아야 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재판부는 2000만 원의 반환채권이 있었는지도 의심스러울뿐더러, 설령 그 채권이 존재해도 자금인출 권한이 없는 A 씨의 인출행위의 경우 불법영득의사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B 씨도 주요 혐의들을 부인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B 씨는 종중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재산을 집행할 권한이 있었다며 항변했는데, 재판부는 종중 사람들이 정관에도 없는 비상대책위원장을 선출하는 등 B 씨가 적법한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출된 게 아니라고 봤다.
김 부장판사는 "피고인들은 종중 재산을 개인 재산처럼 이용했다. 특히 B 피고인은 이 사건 수사 과정에서 처벌을 면하기 위해 허위의 확인서를 만들어낸 흔적도 보인다. 피고인들의 범행 수법이 불량하고, 그 이후의 정황도 좋지 않다"면서도 "피고인들이 일부 범행은 인정하는 점 등 피고인들에게 유리한 정상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A·B 씨 측은 이 재판 선고 후 항소한 상태다.
skh8812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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