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 긴급 간담회 무산 누구 탓"…태백시·시의회 또 으르렁
시의회, "광해복구 관련 간담회 무산은 시장 불참했기 때문"
시, "90분 전 통보에도 부시장 참석, 의장의 모욕·사진 연출"
- 신관호 기자
(태백=뉴스1) 신관호 기자 = 강원 태백시와 태백시의회의 갈등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최근 시의회가 시의 청소년복지 사업을 비롯한 주요 사업 예산을 삭감하며 시와 대립한 가운데 이번에는 양측이 주요 현안 간담회가 무산된 것을 두고 각각 시장과 시의장을 비판하며 책임공방을 벌이고 있다.
31일 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는 지난 29일 오후 1시 시의회에서 폐광한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의 광해복구관련 긴급간담회를 시와 가질 계획이었다. 시의회는 당일 오전 10시쯤 장성권역현안추진위원회의 광해복구관련 의견요청으로 계획한 자리였지만, 이상호 태백시장 때문에 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정부의 광업소 광해복구 방식을 두고 지역사회의 반발이 있는 상태다. 폐광한 지하 갱도의 경우 대체로 수몰 방식의 광해복구 조치가 이뤄졌지만, 장성광업소의 경우 지역경제와 과거 국가적인 주요 산업유산인 만큼 다르게 활용할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면서다.
이런 가운데 시의회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장성광업소 갱도 수몰 계획과 관련한 각종 일정과 절차를 알려오는 등 장성현안추진위의 요청으로 간담회를 열려고 했는데, 이상호 시장의 불참으로 무산됐다고 주장하며 시 집행부에 날을 세운 것이다.
특히 시의회는 "시장을 비롯한 집행부 참석을 요구했으나, 시장 불참으로 인해 무산됐다"면서 "시의회는 시 집행부의 의지와 관계없이 광업소 갱도 수몰 반대를 위해 끝까지 시민과 뜻을 함께할 것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는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며 반발했다. 시는 반박 입장문을 통해 "참석 협조 문서를 간담회 시작 불과 1시간 30분 전 직원을 통해 받게 됐다"면서 "알려진 내용은 간담회 무산 책임을 집행부에 떠넘기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이어 "시장의 기존 일정변경이 어려운데도, 의회가 통보한 참석대상인 부시장을 포함한 국장급 간부 전원과 국가정책추진실장이 간담회 5분 전인 당일 낮 12시 55분쯤 이미 의회에 도착해 대기했다"며 "촉박해도, 시장의 불참을 사전에 알리는 등 즉각 소통했다"고 부연했다.
시는 고재창 태백시의장도 비판했다. 시는 "의장은 간담회장 복도에서 부시장을 향해 고성을 동반한 언행을 쏟아냈고, 표정을 문제 삼는 등 꾸짖는 것처럼 발언을 이어갔다"며 "공무원들은 모욕감을 느끼며 회의장 입장을 못해 복귀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시는 시의회가 간담회 무산관련 보도자료 제공사진도 연출했다는 입장도 내놨다. 시는 특히 자료를 통해 △부시장을 비롯한 공무원들이 시의회에 지난 29일 낮 12시 55분쯤 도착한 점 △시의원들과 의회 직원들이 시 집행부를 기다리는 자료사진 속 시계가 오후 2시로 표기돼 있는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한편 시와 시의회는 보훈·탄광문화·청소년바우처 등 주요 사업 예산 삭감문제로도 얼굴을 붉히는 등 이번 간담회 문제로 갈등의 폭이 더 확대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skh8812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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