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72정' 인양 2027년 착수 가능할듯"…실종자 가족 "희망 생겼다"

해양경찰청, 인양 관련 유가족 설명회 개최

해양경찰청은 30일 동해해양경찰청 회의실에서 해경 관련 부서 관계자, 유가족, 연구용역 수행기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속초, 72정 인양 관련 유가족 설명회'를 개최했다.(동해해경청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동해=뉴스1) 한귀섭 윤왕근 기자 = 45년 전 강원 고성 앞바다에 침몰해 승조원 17명이 실종된 속초해양경찰서 경비정 '72정' 인양 논의가 30일 해경과 유가족 등이 모인 가운데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해양경찰청은 이날 동해해양경찰청 회의실에서 해경 관련 부서 관계자, 유가족, 연구용역 수행기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속초, 72정 인양 관련 유가족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는 정부 예산에 72정 인양 가능성 검토를 위한 연구용역비 2억 원이 편성됐기 때문이다.

발표에 나선 김진황 전 해군 대령은 수중에서 촬영된 1, 2차 선체조사 분석 결과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해당 선체는 지난 6월 최근 조사에서 전반적으로 부식이 심각해 일부는 완전 소실 및 이탈 가능성이 제기됐다.

선체 ROV 촬영 영상.(동해해경청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김 전 대령은 "선체는 우측으로 약간 기울어진 자세로, 245도 방향을 향해 안착한 상태"라면서 "선체의 철재부는 얇게 남아 있으나 여전히 빠른 부식이 진행 중이고, 알루미늄부는 완전 부식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용 해양경찰청 수색구조계장은 향후 추진계획 설명 및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2억 원의 연구용역비는 구체적 인양 방법 도출, 최종 인양 비용 산정, 제안요청서 작성, 입찰 방법 검토 등에 쓰인다.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예산 당국에 예산 제출을 거쳐 국회에 증액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대로라면 인양 업체 선정을 위한 국제입찰 추진은 2027년 1월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유가족들은 질의응답에서 정부에 본 예산 반영이 되도록 촉구하는 한편 차선책에 대해 묻기도 했다. 이후에는 유해 신원 확인을 위한 DNA 채취도 진행됐다.

45년 전인 1980년 1월 동해안 최북단 강원 고성 거진 앞바다에서 침몰한 속초해경 경비정 72정의 인양 가능성을 위한 현장조사가 18일 오전 해군과 해경의 공조로 진행되고 있다. 조사 현장을 바라보는 고(故) 조병섭 경장의 동생 조병주 씨.2025.6.18/뉴스1 ⓒ News1 윤왕근 기자

조병주(실종자 조병섭 경장 동생) 씨는 "그동안 수차례 예산을 요구했지만 한 번도 반영되지 않았는데, 내년도에 조사·인양을 위한 예산 2억 원이 성립돼 국가에 감사드린다"며 "예산뿐 아니라 실제 인양까지 이어져 돌아가신 부모님의 생전 소원이 이뤄지고, 가족들이 다시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설명회를 들으며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며 "이제는 정말 인양이 가능해졌다는 희망이 생겼고, 국민들이 우리 가족에게 보답해 주는 것 같아 고맙다"고 덧붙였다.

한편 72정은 1980년 1월 23일 고성 거진항 동쪽 4.6㎞ 해상에서 어로 보호 임무 수행 중 기상 악화와 항해 장비 고장으로 같은 해경 소속 함정과 충돌해 침몰했다.

이 사고로 승조원 17명 전원이 실종됐으며, 현재까지 유해는 한 구도 수습되지 못한 상태다.

han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