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부산 3시간 50분 시대 열렸다"…동해선 KTX 투입 첫날 표정

'오션뷰' 창가 몰린 승객들…'동해안 고속철 시대' 실감

30일 오전 강원 강릉역 승강장에서 동해선 KTX-이음 부전행 첫 열차가 출발을 앞두고 정차해 있다. 2025.12.30/뉴스1 ⓒ News1 윤왕근 기자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강원 강릉과 부산 부전을 3시간 50분대로 잇는 동해선 KTX-이음이 30일 오전 강릉역에서 첫 출발(강릉발 기준)하며 동해안에 처음으로 고속철 시대가 열렸다.

30일 오전 9시 36분, 강릉역 승강장에 정차한 KTX-이음 752열차가 부산 부전역을 향해 힘차게 출발했다. 동해선에 고속열차가 처음 투입되는 순간을 보기 위해 플랫폼에는 이른 시간부터 승객들이 몰렸고, 일부는 "첫차다"라는 말과 함께 객차 안으로 들어섰다.

강릉역에서 만난 황 모 씨(30)는 "이제 강릉에서 부산까지 하루 만에 충분히 다녀올 수 있게 됐다"며 "동해 바다를 보며 고속철을 타는 경험이 색다르다"고 말했다.

차내 방송에서는 "오전 9시 36분 강릉역을 출발해 부전역으로 가는 KTX-이음 752열차입니다"라는 안내가 반복됐다. 열차가 속도를 올려 정동진역 인근 해안 구간에 접어들자 객실 창가에는 자연스럽게 승객들이 몰렸다. 레일 바로 옆으로 겨울 동해의 파도와 수평선이 펼쳐지자 "바다 위를 달리는 것 같다"는 말도 흘러나왔다.

30일 강릉발 부전행 동해선 KTX-이음 첫 열차 객실 창문 너머로 동해의 파도와 수평선이 한눈에 들어오고 있다. 2025.12.30/뉴스1 ⓒ News1 윤왕근 기자

객실 안은 전반적으로 차분했지만 일부 승객들은 휴대전화 카메라를 꺼내 연신 창밖에 펼쳐진 '오션 뷰'를 찍기도 했다.

이날 부산 부전역을 출발해 오전 11시 40분 강릉에 도착하는 열차 역시 좌석이 가득 찼다. 객차 안에서는 영남권 관광객들의 모습도 눈에 띄어, 동해선 KTX 투입에 따른 방문 수요 증가가 기대되고 있다.

이번 KTX-이음 투입으로 강릉~부전 구간 소요시간은 기존 ITX-마음 대비 1시간 이상 단축된 3시간 50분대로 줄었다. 하루 왕복 3회 운행되며, 강릉선(청량리~강릉) KTX도 왕복 2회 증편돼 강원권 주요 철도 노선의 접근성이 크게 개선됐다.

30일 오전 동해선 KTX-이음이 첫 운행을 시작한 가운데 강원 강릉역 승강장에서 승객들이 부전행 첫 열차 탑승을 위해 플랫폼으로 향하고 있다.2025.12.30/뉴스1 ⓒ News1 윤왕근 기자

동해선 KTX-이음은 시속 250㎞급 고속열차로 하루 최대 2280명을 추가 수송할 수 있고, 연간 약 284만 명의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강원도는 이번 투입으로 강원과 부산을 잇는 관광·경제 교류가 한층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동해선에 먼저 투입된 ITX-마음은 올해 1~11월 누적 이용객 181만 명을 돌파했으나, 5시간에 달하는 소요시간으로 고속열차 도입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동해선 KTX-이음이 처음 투입되는 30일 오전 강원 강릉역 전경 2025.12.30/뉴스1 ⓒ News1 윤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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