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원·산부인과 단수' 공포…만삭 임신부들 "강릉 떠납니다"

경기 등 전원 요청·문의 잇따라…예비 산모들도 "단수됐냐" 확인 전화

지난 9일 오전 7시 40분쯤 단수가 된 강원 강릉 홍제동의 한 아파트 주방 수도꼭지에 물이 나오지 않고 있다. (뉴스1 DB) ⓒ News1 윤왕근 기자

(강릉=뉴스1) 윤왕근 한귀섭 기자 = 강원 강릉을 덮친 최악의 가뭄이 장기화하면서 출산을 앞둔 산모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산후조리원 예약 취소와 외지 전원 사례가 이어지는 등 가뭄이 지역 의료 현장에도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14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강릉지역 A 산부인과에서 진료를 받아온 산모 2명은 최근 경기도 등 외부 지역으로 전원을 신청했다.

당초 해당 산부인과가 함께 운영하는 조리원에 입실할 예정이었던 이들은 병원 측에 "가뭄이 언제 끝날지 모르고, 아이 건강을 생각하면 불안하다"는 이유를 전하며 전원을 요청했다.

해당 산후조리원 관계자는 "조리원에 있는 산모들 역시 가뭄을 걱정하고 있지만, 자체 물탱크가 있어 물 부족은 발생하지 않았다"면서도 "단수 가능성에 대비해 생수를 비축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미 예약 상담 단계에서 단수 여부를 묻는 전화가 잇따르는 등 예비 산모들의 불안심리는 여전히 크다.

강릉지역 B 산후조리원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일부 산모들은 예약을 취소하거나 전원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사와 간호사에게도 "단수가 되면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B 산부인과도 자체 물탱크를 갖춰 단기적 급수 문제는 없지만,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별도 물 비축을 하고 있다.

이처럼 가뭄으로 인한 불안감이 산모와 신생아 같은 '취약 계층'까지 확산할 우려가 커진 가운데, 오는 20일 전후로 예정된 '도암댐 비상방류'가 최악의 사태를 면할 카드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강릉시는 지난 10일 도암댐 도수관로 방류수를 한시적으로 생활용수에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환경부와 강릉시는 20일 전후 시험 방류에 들어갈 예정이며, 수질에 이상이 확인될 경우 즉시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강릉시는 환경부가 실시한 8개 항목의 수질검사 외에도 30개 항목에 대한 정밀검사를 의뢰한 상태다. 결과는 다음 주쯤 나올 예정이다.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