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하게 좀 내리지"…극한가뭄 강릉은 '찔끔비', 남부는 또 폭우
전북 군산은 침수 피해…애타는 강릉은 '빗물 담기'
남해안은 또 비 소식…강원 동해안은 낮 최고 30도↑
- 신관호 기자, 윤왕근 기자
(강원=뉴스1) 신관호 윤왕근 기자 = "온 김에 시원하게 며칠 내렸으면 좋을 텐데요."
전북 주요 도시에 시간당 약 150㎜의 기록적 폭우가 내리며 비 피해가 이어진 반면, 극심한 가뭄을 겪는 강원 강릉시의 하루 강수량은 약 10㎜ 수준에 그치는 등 강릉지역 주민들이 뜻대로 되지 않는 기상여건에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7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전남과 경남 등 남해안을 중심으로 시간당 10~20㎜의 비가 내리는 것으로 관측됐다. 여기에 전북 군산의 경우 전날 밤부터 시간당 최대 150㎜ 수준의 강수량을 기록하는 등 이날 낮까지 약 300㎜의 누적강수량을 집계하기도 했다.
이와 달리 가뭄의 단비가 필요한 강원 강릉시에는 이날 하루 강수량이 오후 4시 55분 기준 △경포(운정동) 10㎜ △북강릉(사천면 방동리) 8.8㎜ △용강동 4.8㎜ △강릉구정 2.5㎜ 등에 그치면서 가뭄을 이겨낼 수준에 이르지 못하는 실정이다.
더구나 기상청은 9일까지 단기 예보에 강릉의 비 소식을 담지 않았다. 오히려 강원 동해안의 낮 30도가 넘는 최고기온을 예보했다. 반면 강원 인접지역인 충청권과 더불어 전라권, 경상권, 제주도에는 많게는 100㎜의 폭우가 내릴 것으로 관측했다.
이런 상황에 강릉주민들은 각종 어려운 상황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전북 군산의 한 마트와 주차장은 침수피해를 겪은 반면, 강릉에선 물이 없어 지역을 이탈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 커뮤니티에는 강릉의 가뭄상황과 관련된 글에서 '(비가) 온 김에 시원하게 며칠 계속 내렸으면 좋을 텐데', '대야에 빗물을 받아 왔어요', '(비가) 많이 내려야 하는데 살살 오다가 가버린다' 등 부족한 물로 인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아울러 다른 커뮤니티에선 '비 소식이 올해는 강릉에 왜 이렇게 야박한지 슬프다'는 글이 게시되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다른 커뮤니티에는 '아이 씻기러 양양에 간다'는 글도 잇따랐다. 또 잠깐 내린 빗물을 모아 화분에 주는 모습이나, 설거지물을 아끼려고 그릇에 비닐을 씌워 식사했다는 '생활 속 아이디어' 인증 글도 등장했다.
이 밖에 취재진이 만난 강릉 홍제동의 한 아파트 관리소장은 이 모 씨(60대)는 "속초에 있는 처남 집에 빨래를 하러 간다. 빨리 출발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하는 등 가뭄 사태로 인한 생활불편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는 분위기다.
설상가상으로 강릉의 주요 상수원인 오봉저수지(지역 식수 87% 담당)의 저수율은 최근 46일 연속으로 감소하며 위협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와 강원도에 따르면 7일 오전 9시까지 확인된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12.7%다. 전날까지 확인된 12.9%보다 0.2%p 더 낮다.
역대 최저 수준의 저수율로, 이런 감소기록은 몇 주째 반복되고 있다. 이대로면, 저수지 여유 담수는 29일까지만 가능할 수 있다.
한편 소방청은 강원 강릉의 심각한 가뭄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소방동원령을 2차로 발령한 상태다.
skh8812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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