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농민회장 "사상 유례없는 가뭄, 농사 포기 선언"
김봉래 회장, 1일 저녁 SNS 통해 입장 밝혀
- 한귀섭 기자
(강원=뉴스1) 한귀섭 기자 = 강원 강릉 지역에 가뭄으로 피해가 이어지는 가운데 강릉의 한 농민이 농사 포기를 선언과 함께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김봉래 강릉시농민회(준) 회장은 1일 저녁 자신의 SNS를 통해 "사상 유례없는 가뭄 속에서, 강릉 농민들은 더 이상 농사를 이어갈 수 없음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어 "본래 농업용수로 설치됐던 오봉저수지가 강릉시 상수원으로 전용되면서, 우리는 수년간 물 부족의 고통을 감내해 왔다"며 "시민의 식수 부족 뉴스가 나올 때마다, 정작 농업용수가 절실히 부족하다는 사실조차 말하지 못한 채 속으로 앓아야 했다"고 토로했다.
김 회장은 "이제 오봉저수지가 고갈을 앞두고 더 이상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농민의 손길로 지켜왔던 논밭은 메말라 가고, 강릉시민의 먹거리를 책임져 왔던 우리의 땀과 노력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그러나 이번 ‘농사 포기’ 선언이 단순한 좌절의 끝이 아니라, 농민의 생존과 농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새로운 시작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며 "강릉 농민은 여전히 시민과 함께 살아가야 할 이웃이자, 먹거리의 최후 보루다. 강릉시와 정부는 농업이 붕괴되지 않도록 즉각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현재 강릉 안반데기에서 산나물 등을 재배하고 있다.
현재 강릉 지역농민들은 직접 목소리를 내기 위해 강릉시농민회 창립을 준비 중이다.
한편 이날 오후 10시까지 강릉 지역에 내린 비의 양은 강릉 연곡 5.5㎜, 강릉 주문진 5.0㎜, 북강릉 3.0㎜, 강릉구정 2.0㎜, 강릉 여찬 2.0㎜, 강릉 1.2㎜ 등이다. 이날 강릉 지역엔 오후 6시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으나 1시간여 만에 그쳤다.
han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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