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율 17.4%' 춘천서 급수차까지…강릉 '제한급수 엿새째'(종합)

내일 '5㎜ 찔금비' 야속…이웃도시·기관 온정 손길 잇따라

강릉 지역의 심각한 가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위성에서도 저수지 표면적이 61% 줄어들어 곳곳에서 바닥이 보였다. 24일 위성 스타트업 텔레픽스가 위성영상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강릉 주 수원지인 오봉저수지의 저수 표면적을 탐지한 결과 4월 21일 0.75㎢로 최대였던 표면적은 이달 17일 들어 0.29㎢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강릉시 가뭄 단계는 지난 21일 '심각' 단계로 격상됐으며, 강릉시에 필요한 물 87%를 공급하는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10%대로 뚝 떨어져 극심한 물 부족 현상을 빚고 있다. 24일 강원 강릉시 주요 상수원인 오봉저수지와 일대 하천의 바닥이 드러나 있다. 2025.8.24/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강원 강릉시가 극심한 가뭄으로 세대별 수도 계량기를 50% 잠그는 '제한급수' 조치를 시행한 지 엿새째,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역대 최저치를 연일 갈아치우고 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강원권 이웃 도시의 춘천 급수차까지 속속 도착하고 있다.

정부·지자체와 민간 차원의 긴급 지원이 이어지고 있지만, 당분간 ‘물 전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오봉저수지 저수율 17.4%…내일 '5㎜ 찔금비'

25일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강릉의 최대 상수원인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17.4%로, 평년치(69.2%)의 4분의 1에도 못 미쳤다. 현재 속도라면 20일 남짓만 공급이 가능한 수준이다. 시는 저수율이 15% 아래로 떨어지면 세대별 계량기 75%를 잠그고 농업용수 공급을 전면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강릉시는 이미 세대별 계량기를 최대 50% 잠그는 제한급수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공공수영장 3곳은 한 달 전부터 운영을 멈췄고, 도심 공중화장실 절반가량이 문을 닫았다. 식당들은 정수기 사용을 자발적으로 중단하고 손님상에 생수를 내놓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23일 대관령 국사성황사에서 기우제를 지내며 단비를 기원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26일 강릉에 비 소식이 들려오고 있지만, 새벽과 아침 사이 불과 5㎜ 안팎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뭄 해소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최근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강원 강릉에 176톤 가량의 정수를 지원한 춘천시.(강릉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8.25/뉴스1
농업용수 총력 대응…12억 투입·관정 198공 확보

농작물 피해를 막기 위한 농업용수 확보에도 총력전이 펼쳐지고 있다. 강릉시는 사업비 12억 2000만 원을 추가 확보해 농민들에게 스프링클러 2231조, 양수기 142대, 소형관정 171공, 중형관정 27공을 지원했다.

또 읍면동에 굴착기를 지원해 송정동 하평뜰, 왕산면 안반데기, 강동면 안인진리 등에 임시 취수보를 설치하고 양수기를 투입했다. 대형 관정 41건도 보수해 지하수 활용을 극대화했다. 이와 함께 보광지구 용수개발사업에 7억 원을 투입하고, 구산보·동막저수지·칠성저수지에서 하루 1만 8000㎥의 농업용수를 오봉저수지 농수로에 유입시키는 등 다각적인 조치를 취했다.

김경태 시 농정과장은 “현재까지 농작물 피해 신고는 없지만, 농업인들의 절약 동참이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강릉커피거리가 있는 안목해변의 한 커피전문점 매대 앞에 가뭄으로 인해 1회용품을 사용한다는 안내문이 내걸려 있다. 2025.8.26/뉴스1 윤왕근 기자
정부·지자체 현장 점검…춘천선 '정수' 농협은 '생수' 지원

정부와 지자체도 현장 점검과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지난 22일,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24일 오봉저수지를 찾아 대책을 논의했다.

김 지사는 "예비비 25억 원을 투입해 평창·동해·양양에서 하루 1200톤을 지원하고, 재난관리기금 3억 5000만 원으로 오봉저수지 취수구에 양수펌프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도 26일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강릉을 돕기 위한 외부 지원도 잇따르고 있다. 춘천시는 25일 16톤급 급수차 11대를 동원해 정수 176톤과 생수 3000병을 강릉 홍제정수장에 전달했다.

육동한 춘천시장은 "기후위기 앞에 어느 도시도 예외는 없다"며 "강릉과 함께 위기를 넘기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농협 강원본부와 강릉지역 7개 농축협도 생수 21만 병(4500만 원 상당)을 강릉시에 긴급 지원했다. 강원농협수출협의회 역시 500mL 생수 6만 병(1000만 원 상당)을 전달했다.

김홍규 강릉시장은 "춘천시와 농협의 따뜻한 지원은 시민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며 "강릉시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강릉 지역의 심각한 가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위성에서도 저수지 표면적이 61% 줄어들어 곳곳에서 바닥이 보였다. 24일 위성 스타트업 텔레픽스가 위성영상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강릉 주 수원지인 오봉저수지의 저수 표면적을 탐지한 결과 4월 21일 0.75㎢로 최대였던 표면적은 이달 17일 들어 0.29㎢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강릉시 가뭄 단계는 지난 21일 '심각' 단계로 격상됐으며, 강릉시에 필요한 물 87%를 공급하는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10%대로 뚝 떨어져 극심한 물 부족 현상을 빚고 있다. 24일 강원 강릉시 주요 상수원인 오봉저수지와 일대 하천의 바닥이 드러나 있다. 2025.8.24/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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