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령 산신에 '기우제'까지 지낸다…'저수율 10%대' 위기의 강릉
'계량기 50% 잠금' 진행률 46% 머물러
다음주 15% 붕괴 눈앞…"비 내려주소서" 내일 기우제
- 윤왕근 기자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역대 최악의 가뭄으로 지난 20일부터 세대별 계량기를 최대 50% 잠그는 '제한급수' 조치에 돌입한 강원 강릉지역 상수원 저수율이 22일 10%대에 접어들었다.
이런 가운데 이날부터 막바지 피서 행렬이 시작됐고 비 소식도 들리지 않으면서, 다음주 저수율 15%가 붕괴될 경우 계량기 75%를 잠그는 극대화된 조치를 눈앞에 두고 있다.
농어촌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강릉지역 87%의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19%로 나타났다. 이는 전날(20.1%)보다 1% 정도 더 떨어진 수준으로, 올해 최저치는 물론, 역대 가장 낮았던 2000년 26%보다 7%p 낮은 수치다.
시는 제한급수 조치에 따라 대상 가구 5만 3485가구에 대해 '수도 계량기 50% 잠금' 조치를 시행하고 있지만, 이틀째였던 전날 진행율은 46%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에 따라 같은 날 생활용수 사용량은 9만 2824㎥로 불과 1294㎥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비 소식은커녕 강릉엔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어 우려가 커진다. 이런 상황이라면 다음 주중 상수원 저수율 15% 붕괴가 현실화할 수 있다. 저수율 15%대가 무너지면 시는 수도 계량기를 현재 50%에서 75%까지 잠그는 극대화된 조치를 시행할 방침이다. 또 농업용수 공급도 전면중단된다.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강릉시는 이날 생활용수 확보를 위해 지역 상수원인 오봉저수지 상류 구간부터 도마2보까지 2.7㎞ 구간에 대한 하상 정비를 긴급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상 정비'는 가뭄을 대비해 오봉저수지로 하천 용수가 원활하게 유입될 수 있도록 폭 3m, 깊이 1.5m가량의 물길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이날부터 굴삭기 6대를 투입해 작업할 예정이다.
시민들의 물 절약 동참이 절실해지면서 시는 같은 날 스마일강릉 등 시민사회단체를 만나 물 절약 실천 협조를 구하기도 했다.
야속한 하늘을 달래려 기우제도 지낸다.
강릉단오제보존회는 23일 대관령 정상 대관령 국사성황사에서 기우제를 봉행한다. 기우제에선 보존회 회원들이 밤과 떡 등 제물을 올리고 비를 내려달라는 축문을 읽는다. 또 단오제보존회장이 직접 용왕굿도 한다.
이웃도시와 기관의 온정의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원주시는 이날 강릉시를 직접 찾아 8400만 원 상당의 생수 500ml 12만 병을 전달했다. 후원품은 원주시와 원주 아너소사이어티 회원 7명의 지원으로 확보됐다.
시민단체 스마일강릉(이사장 김준래)도 이날 가뭄극복 시민설명회에서 강릉시에 '가뭄 극복 생수 나눔 성금' 1000만 원을 기탁했다.
김홍규 강릉시장은 "어려울 때 손 내밀어주신 분들의 따뜻한 마음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전했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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