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엔 실내·새벽엔 실외'…연일 폭염에 강원 체육인 훈련도 변경

전국체전 D-97, 체육 선수들 훈련에 구슬땀
더위 이어지자 야외 대신 실내 훈련으로 대체

강원체고 카누 선수들이 지난 10일 오후 훈련장에서 에르고메타 훈련을 하고 있다.2025.7.11 한귀섭 기자

(강원=뉴스1) 한귀섭 기자 = 연일 35도가 넘는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강원 체육인들은 새벽에 실전 운동을 하고 오후엔 실내에서 체력 훈련으로 대체하면서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고 있다.

지난 10일 오후 3시 30분 강원체고 운동장. 제106회 전국체육대회가 97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한창 체력을 끌어올리고 실전 훈련을 해야 할 시기에 선수들의 모습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강원체고 감독과 코치들은 뙤약볕에서 펄펄 끓는 운동장을 보면서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이는 이번주 내내 35도를 넘는 폭염 경보가 이어지면서 선수들의 안전과 체력 안배 차원에서 실외 훈련은 하지 않기 때문이다.

폭염이 이어진 지난 10일 오후 강원체고 운동장이 텅 비어있다.2025.7.11 한귀섭 기자

트레이닝장에는 단거리, 장거리 육상 선수들이 체력 훈련을 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옆에 있던 수상스키 선수들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서 체력을 끌어 올렸다. 양 종목 선수들은 평소 같았으면 모두 실외에서 훈련해야 하지만 날씨가 더워지면서 실내 훈련으로 옮겼다.

인근 훈련장에서 있던 카누 선수 6명은 더위에 웃옷을 벗고 에르고메타(카누조법훈련)를 하면서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하지만 야외에서 이미 많은 훈련을 한 탓인지 선수들의 몸은 이미 검게 그을렸다.

폭염이 이어지면서 카누 선수들은 새벽 시간대 훈련을 한 뒤 오전에 휴식과 점심을 먹은 뒤 실내 훈련을 거쳐 해가 지기 전에 실전 훈련을 하고 있다.

강원체고 육상 선수들이 지난 10일 헬스장에서 실내 기초 체력 훈련을 하고 있따.2025.7.11 한귀섭 기자

장거리 육상선수들도 오후 4시가 넘어서자 학교 안에 마련된 트랙에서 열에 맞춰 가볍게 뛰기 시작했다. 육상 선수들도 더위에 새벽과 밤 시간대를 이용해 실전 훈련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양궁선수들은 체고 야외 훈련장에서 활을 한 발 쏘면 냉방시설이 갖춰진 곳에서 휴식을 취하고 다시 쏘는 방식으로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다. 근대 5종 선수들 역시 새벽에 육상을 한 뒤 낮에 수영과 펜싱 등을 하는 방식으로 훈련을 변경해 진행 중이다.

카누 주장인 주재열 군(강원체고·2학년)은 "더위 탓만은 할 수 없어 실내에서 더 집중해서 훈련에 임하고 있다"며 "그동안 선배들이 이어온 전국대회 종합우승이 잠시 뜸했는데 이번엔 꼭 우승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강원도체육회 소속 근대5종 선수들이 지난 10일 오후 강원체고 펜싱연습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2025.7.11 한귀섭 기자

강원체고 관계자는 “아직 학생 선수들이어서 최대한 휴식을 주고 실내 훈련으로 대체하거나 야외 훈련은 해지기 전이나 새벽에 하는 방향으로 추진 중”이라며 “학생들이 다치지 않고 훈련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또 강원도체육회 소속 육상, 근대5종, 조정, 세팍타크로 등도 새벽에 훈련하고 오후엔 실내 훈련을 하거나 휴식을 취한 뒤 오후 늦게 훈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강원도체육회 관계자는 "전국체전이 얼마 남지 않아 마음은 급하지만 선수들의 안전을 생각해서 훈련 시간을 조정했다"며 "전국체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와 기량을 끌어 올릴 수 있도록 더욱 뒷받침 하겠다"고 밝혔다.

han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