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메이징한 더위" 외국인도 '깜짝'…폭염에 한산한 시장 '한숨'
- 한귀섭 기자, 남승렬 기자, 박민석 기자, 김지혜 기자

(전국=뉴스1) 한귀섭 남승렬 박민석 김지혜 기자 = 전국이 푹푹 찌는 듯한 폭염이 며칠째 이어지면서 야외 활동을 하는 시민들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폭염특보가 내려진 3일 오후 대구 동성로를 찾은 관광객들은 하나같이 손선풍기를 얼굴에 바짝 들이대며 '대프리카'의 무더위에 혀를 내둘렀다.
미국인 관광객 에이바 씨(33)는 "어메이징(amazing)한 더위"라며 "대구의 날씨가 이렇게 무더울 줄 상상도 못했다"며 이마에 맺힌 땀을 훔쳤다.
동성로를 안내하는 그의 한국인 친구 정효진 씨(31)는 "대구 토박이지만 초여름 대구 날씨가 이렇게 더운 적은 생전 처음"이라며 "에이바와 원래 도심 유원지를 찾아 놀이기구를 타려 했는데 너무 더워 영화 보는 것으로 대신하려 한다"고 했다.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 폭염이 1주일째 이어지자, 무더위에 익숙한 대구 시민들의 표정에도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같은 날 오후 2시 경남 김해시 동상전통시장. 7일째 이어진 폭염특보에 이날 김해시 동상동의 기온은 34도, 체감온도는 35도를 웃돌았다.
시장에 들어선 지 5분여 만에 이마와 목 주변엔 땀방울이 비 오듯 흘렀다. 곳곳에서 천장에 달린 쿨링포그가 돌아가고 있었지만, 더위는 좀처럼 가시지 못했다.
더운 날씨 탓에 시장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상인들은 저마다 선풍기에 의지해 더위를 버티고 있었다. 얇은 옷을 입고 상점 안에 누워 있거나 연신 부채질 하는 모습도 보였다.
47년째 시장에서 장사를 해 온 생선상인 김 모 씨(75·여)는 한 평 남짓한 공간에서 선풍기 바람을 쐬며 물에 적신 수건으로 땀을 닦는 데 한창이었다.
3일 찾은 울산 중구 젊음의 거리는 옛 원도심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만큼 한산한 모습이었다.
이날 오후 2시 30분 기준 울산 중구 기온은 34.8도였다. 낮 최고기온은 36도까지 올랐다. 일주일째 폭염특보가 발효된 상황이라 외출한 시민들을 찾아보기란 어려웠다.
쇼핑을 나왔다는 박주영 씨(58)는 "매년 올해가 더 덥다, 더 덥다 하지만 울산이 이렇게 더운 적은 없었던 것 같다"며 "양산이 없으면 단 10분도 걷기 힘들다"고 했다.
이날 오후 1시쯤 춘천 명동에서 만난 시민들은 저마다 한손엔 아이스커피, 다른 손엔 선풍기나 양산을 들고 다녔다. 전날보다 흐린 날씨에 햇볕은 내리쬐지 않았으나 습하고 더워 시민들 표정은 일그러져 있었다.
냉면·막국숫집과 커피숍은 더위를 피하려는 손님들로 북적였다. 한 소바집은 점심시간이 지났는데도 1시간을 대기해야 들어갈 수 있을 정도였다. 뜨거운 음식을 파는 식당은 에어컨 온도를 최대한 낮추며 손님 맞이에 한창이었다.
기상청 관계자는 "온열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으니 야외 활동과 외출 자제, 식중독 예방을 위해 음식 관리를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han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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