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선 속초시장 "역세권 중심으로 '9분 콤팩트 시티' 완성 계획"

[인터뷰] "설악동 재건해 관광객 모으고 음식으로 스토리텔링"

이병선 강원 속초시장이 뉴스1과 민선 8기 3주년 기념 인터뷰를 하고 있다.(속초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속초=뉴스1) 윤왕근 기자 = 연간 2500만명이 찾는 국내 대표 관광도시 강원 속초가 '9분 콤팩트 도시' 구상을 짜고 있다. 이는 강원도에서 가장 면적이 작은 특성을 이용해 권역별 주요 편의시설에 9분 이내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겠단 계획이다.

시의 이 같은 구상은 오는 2027년 개통 목표로 공사 중인 동서고속화철도가 핵심이다. 동서고속철이 운행하면 속초는 육로(서울양양·동해고속도로)와 바닷길(속초항 국제크루즈터미널), 하늘길(양양국제공항)과 철로까지 사실상 모든 교통수단을 갖추게 된다.

이와 관련 뉴스1은 올해 취임 3주년을 맞은 민선 8기 이병선 속초시장으로부터 속초의 '미래 100년' 비전을 들어봤다.

다음은 이 시장과의 인터뷰 주요 내용.

-'9분 도시'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콤팩트시티'란 무엇인가.

▶ 속초형 콤팩트시티는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인구 감소, 지역소멸 위기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도시 전략이다. 과거 외곽 확장 중심 신도시 개발이 도시 확산과 교통 혼잡을 불러왔다면 콤팩트시티는 도시 핵심 기능을 적절히 응집시켜 생활권 내에서 효율적 이동과 접근이 가능하도록 구상한 모델이다. 속초는 105㎢ 면적 안에 설악산, 동해, 청초호, 영랑호 등 다양한 자연환경과 관광자원을 품고 있어 이런 모델을 구현하기 적합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

시는 북부, 남부, 도심, 설악, 역세권 등 5개 생활권을 설정하고 각 권역 내 주요 생활·업무·문화시설에 9분 이내에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다. 이런 구조는 시민 삶의 질을 높이고 관광객 체류 시간을 확대하며, 교통 혼잡과 환경 부담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광역교통망과 연계한 대중교통 확충, 지능형 교통체계와 스마트시티 기술을 접목해 속초만의 지속 가능한 '9분 도시' 모델을 완성하려고 한다.

속초 정수장 침전지 덮개 설치공사 현장 점검하는 이병선 속초시장.(속초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수학여행 성지였던 설악동 재건을 추진하고 있다

▶ 설악동은 한때 전국적 관광명소로 각광받았으나, 관광 트렌드 변화와 시설 노후화로 침체를 겪었다. 이에 시는 설악동 재도약을 위해 대대적 정비에 나섰다. 작년 7월 개통한 '설악향기로' 순환형 산책로는 스카이워크와 출렁다리를 포함한 관광코스로 1년이 채 안 돼 35만 명 이상 관광객을 유치하며 주목받았다.

옛 홍삼 체험관 부지엔 140억 원을 투입해 워케이션과 웰니스 관광 수요를 아우르는 복합문화공간을 조성 중이다. 업무, 휴식, 치유 기능을 두루 갖춘 이 공간은 장기 체류형 관광을 유도하는 핵심 거점이 될 거다. 설악산 진입도로 폭도 기존 8m에서 12m로 확장하고 1.3㎞ 길이 신규 탐방로를 조성해 성수기 교통 혼잡 해소와 관광객 분산 효과를 도모하고 있다. 설악동 재건 사업은 속초 관광 중심축을 해안에서 내륙으로 확대하며 도시 균형 발전을 이끌 중요 변곡점이 될 거다.

-동서고속철이 완공되면 도시의 판이 바뀔 것 같다.

▶ 2027년 동서고속철과 동해북부선이 동시 개통되면 속초는 수도권과 남부권을 아우르는 광역 생활권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을 거다. 서울에선 99분, 부산에선 3시간 이내에 도달할 수 있게 돼 관광·경제·문화 전반에서 획기적 변화가 예상된다.

시는 이를 단순 교통망 확충으로 보지 않고 도시 정체성과 기능을 재편하는 전환점으로 삼고 있다. 속초역을 중심으로 주거·상업·업무·문화 기능을 집적한 역세권 미니신도시 조성을 추진 중이다. 속초항 국제크루즈터미널, 양양공항, 마이스(MICE) 산업과 연계한 복합 관광산업 클러스터도 구축하고 있다. 광역교통망과 산업·관광·문화의 유기적 연계를 통해 해안과 내륙권이 고르게 성장하는 지속 가능한 100년 미래도시를 만들어가려 한다.

-'음식'을 통해 속초가 문화도시로 지정됐다.

▶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역 문화진흥법에 따라 추진한 대한민국 문화도시 공모에서 법정 문화도시로 지정되며 2025년부터 2027년까지 3년간 문화도시 조성사업비 198억을 확보했다. 올해 문체부 컨설팅을 통해 '맛'으로 엮어가는 도시의 '멋' 음식 문화도시 속초란 비전을 설정하고 고유 음식문화를 도시의 미래가치와 결합하는 지속 가능한 발전 모델을 마련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사업을 추진 중이다.

속초의 음식문화는 도시 역사와 정체성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자산이라 할 수 있다. 실향민 문화에서 비롯된 함흥냉면과 아바이순대, 어업 기반 물회와 해산물 요리, 관광객 입맛을 사로잡은 닭강정까지 다양한 스토리가 속초 음식에 담겨 있다. 시는 이런 음식문화를 먹거리를 넘어 도시 고유문화 콘텐츠로 육성하기 위해 198억 원을 투입해 '글로컬 음식 문화도시' 조성에 나섰다. 청년 창업과 지역 공동체가 참여하는 상생형 생태계를 구축해 외부 관광객에겐 독특한 체험, 시민들에겐 자부심을 제공하는 도시 브랜드로 발전시키려 한다. 음식은 속초만의 문화정체성을 가장 효과적으로 드러낼 핵심 자산이 될 거다.

속초시 3대 비전 발표하는 이병선 시장.(속초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향후 그리고 싶은 속초의 모습은.

▶ 지난 3년 시민 숙원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40년 숙원이던 동서고속철은 첫 삽을 떠 2027년 준공 목표로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50년 숙원 영랑호 관광단지 조성도 첫 계획을 발표하고 관련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이젠 새로운 100년을 준비할 시점이다. 동서고속철·동해북부선으로 시작할 철도 시대부터 크루즈 관광 활성화, 콤팩트시티·음식 문화도시 조성 등 속초의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하고 있다. 또 공공산후조리원, 장애인종합복지센터, 보훈회관, 영어도서관 등 시민 체감도가 높은 공공시설이 잇따라 준공될 예정이다. 청소년을 위한 무료 버스 이용 지원, 어르신을 위한 버스 무료 이용 사업 등 전 세대를 아우르는 복지정책도 꾸준히 실현 중이다.

그동안 시민과 함께 한 걸음 한 걸음 이뤄낸 변화처럼 앞으로도 시민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속초의 미래를 차근차근 준비해 가겠다. 누구나 살고 싶고 자부심을 느끼는 도시,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대한민국을 선도하는 강소도시 속초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거다.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