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아산병원, 알츠하이머 신약 '레켐비' 처방 개시

강원 영동 최초 도입

강릉아산병원 전경.(병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6.18/뉴스1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강릉아산병원이 알츠하이머병 치료 신약 '아밀로이드 항체 치료제'(레켐비)를 강원 영동지역 최초로 도입해 처방을 시작했다고 18일 밝혔다.

병원 측에 따르면 이를 통해 고령 인구 비율이 높고 치매 유병률이 전국 평균보다 높은 강원 영동권 환자들은 서울 등 대도시로 이동하지 않고 치매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레켐비는 18개월간 2주 간격으로 정맥주사를 맞아야 한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작년 기준 강원도내 65세 이상 노인은 약 37만 명이며, 이 중 약 3만 5571명이 치매 환자로 추정돼 유병률은 9.49%다. 이는 전국 평균 9.15%를 상회하는 수치다.

이에 강릉아산병원은 지역 내 고령화로 인한 퇴행성 뇌 질환 유병률 증가에 대응하고자 아밀로이드 항체 치료제를 도입·운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레켐비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경도 인지 장애(MCI) 또는 경증 치매 환자에게 투여되는 항체 치료제다. 레켐비는 치매 원인으로 지목된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에 작용해 병의 진행을 늦춘다.

지난 2023년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승인을 받은 레켐비는 작년에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거쳐 출시됐으며, 최근 전국 주요 거점병원을 중심으로 처방되고 있다.

다만 모든 경증 치매 환자가 이 약을 투여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치료 전 반드시 뇌 MRI, 아밀로이드 PET-CT 등 정밀 검사를 통해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의 뇌 내 축적 여부를 확인해야 하며, 아포지단백E(APOE) 유전자 검사 등을 포함한 종합 평가 후 전문의의 판단에 따라 투여 가능 여부가 결정된다.

최영빈 강릉아산병원 퇴행성 뇌질환센터 신경과 교수는 "레켐비는 아직 건강보험 적용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환자와 가족에게 부담이 따른다"며 "하지만 시설이나 병원을 이용하는 치매 환자의 관리 비용이 연간 3000만 원을 넘어선다는 복지부 통계자료와 환자와 가족 삶의 질을 고려한다면 '예방적 치료'로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강릉아산병원은 이번 신약 도입을 계기로 퇴행성 뇌 질환의 정밀 진단부터 치료, 인지 재활까지 통합 제공하는 '지역형 통합 치매 치료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