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폭염인데…시설채소 값은 하락·노지채소는 상승

일조량 풍부해 애호박이나 오이 생산량 증가로 가격 하락세
전국적인 노지채소 작황 부진 속 고랭지배추 값 상승 기대

붙볕더위가 계속되고 있는 1일 고랭지배추 생산지인 해발 1200m의 강원 강릉시 왕산면 대기리 안반데기마을에 배추들이 무더위를 견디며 자라고 있다. 안반데기는 강원도의 고랭지 지역으로 해발이 높아 한 여름에도 도심 보다 기온이 낮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 배추 등 밭작물이 자라기 좋은 장소다.2018.8.1/뉴스1 ⓒ News1 권혜민 기자

(강원=뉴스1) 홍성우 권혜민 박하림 기자 = 강원도내 시설채소 가격이 생산량 증가로 하락한 반면 노지채소의 경우 작황 부진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또 낮은 기온 등으로 작황이 상대적으로 나은 고랭지배추의 가격도 오를 전망이다.

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포기당 배추 도매가격은 3500원으로 평년대비 50% , 무는 개당 2026원으로 평년대비 66% 상승했다.

전국적인 불볕더위로 배추 고사가 잇따르는 가운데 해발 800~1500m의 고랭지는 평지 보다 기온이 낮고 서늘한 바람이 분다는 지리적 특성상 좋은 작황이 예상된다.

도내 고랭지배추 수확지는 평창(대관령), 강릉(안반데기), 태백, 정선 등이다.

해발 450~500m의 준고랭지인 횡성 둔내면이나 청일면에서는 배추, 브로콜리, 양배추 등을 주로 생산하는데 아직까지는 작황이 좋다.

하지만 가뭄이 지속되면서 이달 초 마른 땅을 촉촉하게 적실 비가 내려줘야만 작물들이 제대로 생육할 수 있다.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과 강릉시 왕산면 안반데기에서 배추농사를 짓는 김관영씨는 이번 주 비가 내려주길 학수고대하고 있다.

김씨는 "현재 배추 생육은 작황이 좋았던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날이 너무 더워 일주일 내 비가 오지않으면 배춧잎이 탈 가능성이 있다. 비만 와준다면 배추 한망에 1만2000원 이상 좋은 값을 받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영월에선 날이 너무 뜨거워 노지 고추 첫수확이 미뤄지고 있다.

한 농민은 "첫 수확을 해야 하는데 뜨거워서 꽃이 펴도 수정이 안돼 착과량이 줄고 수확량이 감소했다"고 토로했다.

군에 따르면 이같은 현상은 영월 고추밭 460ha에서 전반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28일 강원 화천군에서 농민들이 가격이 폭락한 애호박을 산지 폐기하고 있다. 화천군은 애호박 가격이 지난해 이맘때쯤 1상자(8kg) 9,000원에서 2,800원 대로 폭락하자 산지 폐기를 결정했다.(화천군청 제공)2018.7.28/뉴스1 ⓒ News1 홍성우 기자

반면 시설채소는 관수시설이나 스프링쿨러를 통해 수시 물공급이 가능해 재배특성상 폭염의 영향이 미비하다.

오히려 최근 고온으로 생육이 빨라져 조기 출하가 이뤄지면서 가격이 다소 하락했다.

전국 애호박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화천에서는 지난달 말 애호박 약1만5000상자가 산지 폐기됐다.

지난해 이맘때 1상자(8kg) 기준 9000원에 거래된 것이 올해는 2000원까지 곤두박칠쳤다.

예년보다 비가 오지 않아 일조량이 풍부해졌다. 보통 애호박은 3~4일 정도 자라야 하는데 날이 계속 더워지면서 2일만에 규격 크기까지 자라는 등 생산주기가 짧아지고 관수시설 발달로 생산량은 늘고 있는 셈이다.

횡성의 경우 생산량이 지난해 여름과 비교해 약 20% 증가했다. 올해 예상 생산량은 210ha에서 6000톤이다.

여기에다가 휴가철을 맞아 소비량이 줄며 가격이 다소 하락했다.

횡성지역 시설채소 중 애호박, 토마토의 생산량이 지난해 여름 보다 약 20% 증가했다. 횡성군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밭작물인 물 관리만 잘해주면 일조량이 좋아 생육이 좋다. 생산량이 늘어 가격은 오히려 하락했다.

지난달 15일 기준 1박스(10kg)에 2만5000원~3만원에 거래되던 오이는 보름만인 31일 가락시장 등에서 1만2000원~1만3000원까지 하락했다.

오이의 손익분기점은 1만원으로, 그 이하로 떨어지면 농가에선 손해다.

횡성군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7월말 쯤이 되면 휴가철도 겹치고 해서 소비가 줄어 농산물 가격이 하락한다. 8월15일 정도 되면 다시 가격이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oyanar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