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금메달 자리 비워뒀다"…얼싸안은 오혜리 강릉집

어머니 심은자씨, 장식장 제일 위 자리 비워둬
"1등할 것 같다"는 자신감에 "할 수 있다" 응원

(강릉=뉴스1) 서근영 기자 = ‘수고했다. 고생했다. 대단하다. 파이팅이라고 외치고 싶다’

20일 ‘태극낭자’ 오혜리(28·춘천시청)가 브라질 리우 올림픽 여자 태권도 67㎏급 결승에서 세계태권도연맹 올림픽 세계 랭킹 1위 하비 니아레(프랑스)를 상대로 13-12의 역전승을 거두자 어머니 심은자씨(57)를 비롯한 가족들 모두가 얼싸안고 환호성과 함께 눈물을 글썽였다.

이날 강릉의 오혜리 선수 집에는 어머니 심씨를 비롯한 가족과 친척, 이웃 등 10여 명이 모여 응원전을 펼쳤다.

이들은 딸, 조카, 언니 혹은 동생의 경기를 지켜보며 오 선수가 점수를 딸 때마다 ‘그렇지’를 외치며 박수를 치는 등 승리를 염원했다.

20일 브라질 리우 올림픽 태권도 여자 67㎏급에서 금메달을 딴 오혜리 선수의 가족과 친척들이 집에서 TV를 통해 오 선수의 경기를 지켜보며 응원하고 있다. (오혜리 가족 측 제공) 2016.8.20/뉴스1 ⓒ News1 서근영 기자

그러다 경기가 끝나며 오혜리의 금빛 발차기가 결정되는 순간 서로 얼싸안고 대다수가 눈물을 터뜨렸다.

심씨는 집안 벽에 마련된 메달 장식장 제일 높은 부분 중 비어있는 한 자리를 가리키며 ‘이번에 딴 금메달이 걸릴 곳’이라고 웃음 지었다.

리우가 올림픽 첫 무대인 오혜리는 이번에 태권도 국가대표의 맏언니로 출전했다.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은 선발전에서 탈락하고 2012년 런던 올림픽은 부상으로 출전이 좌절됐다.

심씨는 며칠 전부터 집 앞에 태극기를 걸어두고 오갈 때마다 이를 보면서 딸의 선전을 기원했다. 생전 처음 정화수를 떠놓고 기도도 했다.

20일 브라질 리우 올림픽 태권도 여자 67㎏급에서 금메달을 딴 오혜리(28·춘천시청) 선수의 어머니 심은자씨(57)가 집 안 메달 장식장에 올림픽 금메달을 걸어놓기 위해 비워둔 곳을 가리키고 있다. 이날 오혜리는 세계태권도연맹(WTF) 올림픽 랭킹 세계 1위 하비 니아레(프랑스)를 결승에서 물리치고 금메달을 따냈다. 2016.8.20/뉴스1 ⓒ News1 서근영 기자

초등학교 2학년 친구를 따라 시작한 태권도에 흥미를 느낀 오혜리는 어머니가 ‘태권도 가지 마라’를 가장 큰 무기로 사용했을 정도로 운동에 빠져들었다.

심씨는 “딸은 평소에도 자신감이 넘쳐흘렀다”며 “‘엄마, 올림픽 왔는데 자신 있네. 내가 1등할 것 같다’ 그러기에 ‘당연히 할 수 있지’라고 힘을 실어주었다”고 밝혔다.

결승 상대가 세계 랭킹 1위였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심씨는 “처음에 밀릴 때는 조금 애가 탔지만 (혜리가)할 수 있을 것 같았기에 들리지는 않았겠지만 파이팅하고 차분히 하라는 마음을 전했다"고 말했다.

심씨는 또 “경기 전날 4점차로 혜리가 우승하는 꿈을 꿔서 다음날 전화 왔을 때 ‘엄마가 좋은 꿈을 꿨다’고 이야기해줬더니 ‘알았어. 엄마 올림픽, 즐겨. 축제니까 즐겨’라며 안심시켜줬다”고 말했다.

이날 오 선수의 가족들은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찾은 인근 식당에서도 인기 만점이었다.

20일 브라질 리우 올림픽 태권도 여자 67㎏급에서 금메달을 딴 오혜리(28·춘천시청) 선수의 어머니 심은자씨(57)가 응원 후 집 근처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던 중 오 선수와 영상통화를 하고 있다. 이날 오혜리는 세계태권도연맹(WTF) 올림픽 랭킹 세계 1위 하비 니아레(프랑스)를 결승에서 물리치고 금메달을 따냈다. 2016.8.20/뉴스1 ⓒ News1 서근영 기자

식당 주인을 비롯해 식사를 하던 손님들도 테이블로 찾아와 ‘축하합니다, 오혜리 파이팅’을 외치며 금메달의 기쁨을 나누었다.

심씨는 식사를 하던 중 때마침 걸려온 오 선수의 영상통화를 받고 휴대전화 액정 너머로 딸의 얼굴과 금메달을 확인하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최명희 강릉시장도 전화로 심씨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다.

태권도 오혜리가 19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경기장에서 열린 2016리우하계올림픽 67kg급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하트를 그려 보이고 있다.2016.8.20/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오혜리가 소속한 춘천시청의 최동용 시장은 “오 선수가 춘천시 이름을 달고 최초로 올림픽에 참가해 금메달을 따 시민의 기대에 부응하고 춘천을 전 세계에 알렸다. 춘천의 자부심이라 생각하고 시민과 함께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sky401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