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뒤집은 2026 전주세계소리축제…전통 지키며 새 가능성 '확장의 판'

되돌아 본 소리축제⑤…국악 라인업 전면 배치로 고유 정체성 재확립
전통음악 뼈대에 AI 등 새 시도 융합

지난 8월 16일 막을 내린 '2026 전주세계소리축제' 중 젊은판소리 무대에 오른 소리꾼 박시본의 모습.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주=뉴스1) 장수인 기자 = 지난달 열린 2026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축제의 본질인 '전통음악(소리)'과 '관객과의 호흡(판)'을 중심으로 고유의 정체성을 재확립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장 뚜렷한 특징은 프로그램의 뼈대를 전통음악으로 다시 세웠다는 점이다. 소리축제 조직위원회는 '판소리 다섯바탕', '젊은판소리 다섯바탕', '산조의 밤', '오늘의 시나위' 등 국악 중심의 라인업을 전면에 배치했다.

단순히 전통을 재현하는 방식에서도 탈피했다. 대표 프로그램인 '판소리 다섯바탕'의 경우, 감상 위주의 기존 무대에 줄타기와 판굿 등 전통 연희를 결합해 관객 참여를 유도하는 '노는 판'으로 구조를 개편했다. 25년간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소리축제다운 것'을 보여주기 위한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축제 공간의 확장도 돋보였다. 올해 소리축제는 정형화된 공연장을 벗어나 거리와 광장, 전통시장 등 시민의 일상 공간으로 무대를 넓혔다. '소리 프린지' 프로그램을 통해 전북대 구정문, 전주대사습청, 연화정도서관, 팔복예술공장 등 도시 곳곳에서 공연을 펼치며 대중과의 접점을 늘렸다.

지난 8월 16일 막을 내린 '2026 전주세계소리축제' 중 소리포럼 진행 모습.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통을 중심에 두면서도 새로운 시도를 융합하는 작업도 병행됐다. 생성형 AI 기술을 판소리에 접목한 'AI 판소리 창작 프로젝트'와 신진 예술가들의 해외 진출을 돕는 '소리 NEXT' 등을 통해 전통예술이 동시대와 교류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결과적으로 올해 축제는 지난 25년의 발자취를 결산하는 동시에, 예술가와 관객,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확장된 의미의 '판'을 제시하며 다음 25년을 위한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최철 소리축제 조직위원장은 "25년 동안 소리축제가 다져온 전통음악의 가치를 지키면서도 새로운 방식으로 관객과 만나고자 했다"며 "앞으로도 소리축제만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예술가와 관객, 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축제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2026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지난 8월 12일부터 16일까지 닷새간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주시 일원에서 펼쳐졌다. 올해 축제는 8개 분야 66개 프로그램에 926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했으며, 총 2만 8627명의 관객이 다녀간 가운데 유료 객석 점유율 81.2%를 기록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soooin9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