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교육청에 칼 빼든 도의회 교육위, 추경예산 61.12% '삭감'

기금 683억원, 사업비 256억6343만원 등 939억6343만원 삭감
한정수 예결위원장 "교육위 의원 동의 없이는 예결위서 되살리지 못해"

전북도의회 교육위원회 회의 (의회제공, 재판매 및 DB금지)2026.9.9/뉴스1

(전주=뉴스1) 김동규 기자 = 천호성 전북도교육감의 발언으로 갈등 관계에 놓인 전북도의회 교육위원회(위원장 전용태)가 단단히 칼을 빼 들었다.

교육위원회는 9일 전북도교육청 제2회 추경예산안 계수조정에서 총 31건, 939억 6343만 원을 삭감하는 강수를 뒀다. 전체 추경예산 가운데 62.12%다

이번 제2회 추경예산안은 기금 683억 원, 사업비 732억 원으로 총 1415억 원이었다. 이 가운데 기금 683억 원과 사업비 256억 6343만 원이 삭감됐다.

교육시설환경개선기금 683억 원에 대해 교육위원회는 "기금 조성 목적에 부합하는 구체적인 재정 운용 방향과 세부 사용 계획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삭감된 사업비의 대부분은 천호성 교육감의 공약 사업이다.

전북도의회와 도교육청의 갈등은 천호성 교육감의 발언으로부터 비롯됐다.

천 교육감은 26일 기자들과 가진 차담회에서 "인수위원회 분석 결과 지난 4년간 도의원들과 관련된 사업 규모가 약 1600억 원에 달한다. 인수위에서 130개 사업을 재검토해 10개 정도를 문제가 있는 사업으로 판단했고, 사업 적정성에도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언급했다.

예산과 관련한 질의응답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기는 하지만 전북도의회는 "도의회를 범죄 집단으로 몰았다"면서 강한 유감을 표했다.

지난달 28일에는 긴급 성명을 통해 "천 교육감의 이번 발언은 대외기관인 도의회에 대한 불신을 조장한 중대 도발이며, 지난 4년간 도민의 복리증진을 위해 헌신해 온 정당한 의정활동을 통째로 모독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후 전북교육청이 해명에 나섰지만, 전북도의회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한 상황이다.

교육위원회는 추경안 심사를 앞서 "현미경 심사를 하겠다"고 밝혀 이러한 상황이 이미 예견됐다.

전북도의회와 도교육청의 갈등이 봉합되지 않으면서 천호성 교육감의 공약 이행도 브레이크가 걸리게 됐다.

한편 교육위원회 심사를 마친 예산안은 오는 예산결산위원회로 넘어가 오는 10일부터 심사에 돌입한다.

예결위 심사 과정에서 삭감된 예산을 살리려면 '문제 사업'으로 지적한 교육위원회 의원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따라서 교육위원회에서 삭감된 예산이 되살아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교육위원회 소속인 한정수 의원이 예결위원장을 맡고 있어 도교육청의 예산 확보는 앞이 보이지 않는 암담한 상황이다.

한정수 예결위원장은 "교육위원회 의원들이 인정할 경우에는 되살릴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는 절대 불가하다"고 잘라 말했다.

kdg206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