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해 협박에" 방검복 출근 교사…아동학대 혐의 벗는데 3년 걸렸다

형사의 경우 쌍방 무혐의 처분…민사소송도 사과 등 화해 마무리
행정소송은 학생 졸업으로 각하 결정…단 교권침해사례로는 인정

전교조 전북지부가 7일 전북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동복지법·아동학대처벌법을 개정을 촉구했다.(전교조 전북지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짖).

(전주=뉴스1) 임충식 기자 = 지난 2024년 초, 전북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가 제자로부터 살해 협박을 당했다는 사연이 전해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일명 '방검복 사건'으로 불렸던 이 사건은 당시 전국적으로 큰 화제가 됐다. '방검복 사건'은 협박을 당한 교사가 실제로 방검복을 입고 출근하면서 붙여진 이름이었다.

사건이 알려지자 교원단체들은 도를 넘은 교권침해 행위가 발생했다며 일제히 분노했다. 학생에 대한 비난도 쏟아졌다. 반면 해당 학생 부모를 포함한 일부 학생과 학부모들은 해당 교사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맞섰다.

결국 갈등은 고소·고발전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최근 모든 법적 싸움이 마무리됐다.

전교조 전북지부는 7일 전북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일명 방검복 사건으로 피해를 입었던 교사가 최근 아동학대라는 무거운 짐을 모두 벗게 됐다"고 밝혔다.

전교조 전북지부에 따르면 A 교사는 2022년부터 2년여간 일부 학생들로부터 살해 협박에 시달렸다. 해당 학생들은 '칼로 찔러 반드시 죽이겠다'는 등 수위 높은 협박성 발언을 했다.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A 교사는 학교에 알렸고, 곧 교권보호위원회(교보위)가 열렸다. 교보위는 B군에게 출석정지 7일과 심리치료 21시간의 징계를 내렸다. B군이 2학년이던 지난 2023년 9월께 체육수업에서 훈계를 들었다는 이유로 교실로 이동하는 중에 '(A 교사)를 칼로 찔러 죽이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B군의 이 같은 발언은 같은 반 학생 일부가 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B군의 부모는 이 같은 교보위 결정에 반발, 전북도교육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했고, 기각되자 법원에 행정소송까지 제기했다.

행정소송의 경우 1심 재판부는 B군의 손을 들어줬다. 해당 발언이 부적절하기는 하지만 훈계를 들은 것에 화가 나 수업이 끝난 뒤 한 발언인 점 등을 감안할 때 협박죄 등 범죄행위로 보기 어렵다는 게 그 이유였다.

그러자 학교 측은 즉각 항소했다. 그리고 지난해 8월 항소심 재판부는 "학생이 졸업한 만큼, 소의 실익이 없다"며 각하 결정을 내렸다. 다만 학생 측 손을 들어준 1심 판결을 취소했다.

항소심 판결에 따라 B군이 한 행동이 교권침해에 해당한다는 것이 인정됐다.

형사고소·고발도 이어졌다. A 교사는 B군을 살해협박·모욕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B군 학부모 역시 A 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발했다. 하지만 형사 고소·고발은 경찰과 검찰의 '혐의 없음' 결정으로 모두 마무리됐다.

민사소송도 학생 측에서 사과와 최소한의 위로금을 지급하는 것을 조건으로 조정이 이뤄지면서 최근 끝이 났다. 처음부터 학생의 진정한 사과를 원했던 교사는 사제 간에 발생한 일인 만큼 서로의 상처를 봉합하는 길을 택했다는 것이 전북지부의 설명이다.

이날 전북지부는 "이 사건은 아동학대 신고제도가 교육활동을 위축시키는 수준을 넘어 교권침해를 당한 교사를 공격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사건이다"면서 "실제 교권침해 피해를 입은 교사가 아동학대 혐의에서 벗어나 사과와 화해에 이르기까지 3년 넘는 시간을 감당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아동학대 관련 법률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면서 "교육활동을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와 방임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고, 교육활동 과정에서 금지돼야 할 행위는 초중등교육법 등 교육관계법령에서 명확하게 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94ch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