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교복 입고 '찰칵' 반딧불 보며 '우와'…볼거리 풍성한 전북 가을
군산 근대문화유산 시간여행마을에 관광객 몰려
무주 반딧불축제·익산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개막
- 김재수 기자
(전북=뉴스1) 김재수 기자 = 유난히 길고 무더웠던 여름이 한풀 물러난 9월 첫 토요일인 5일 전북의 유명 관광지와 축제장은 초가을 정취를 즐기려는 나들이객들로 북적였다. 군산에서는 오래된 영화와 근대문화의 추억을 되새기고, 무주에서는 반딧불을 만나고, 익산에서는 빛과 음악이 어우러진 축제를 즐기는 발길이 이어졌다.
군산시 신흥동 시간여행마을 일원에는 오전부터 관광객들이 몰렸다.
일제강점기 수탈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일본식 가옥과 근대역사박물관,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지인 초원사진관 등 근대문화유산이 밀집한 골목마다 가족과 연인, 친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선선한 바람까지 불면서 관광객들의 걸음도 한결 가벼워졌다.
특히 1998년 개봉한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의 촬영 장소인 초원사진관 앞에는 영화 속 장면과 정취를 되새기려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았다.
사진관의 낡은 외관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려는 줄이 이어졌고, 가족과 연인들은 서로 카메라를 건네며 추억을 담았다.
경기 수원에서 전날 군산을 찾았다는 이소미 씨(36)는 "오래된 영화가 남긴 감성과 시간이 멈춘 듯한 주변 분위기가 특별하다"며 "낡은 간판과 오래된 골목 풍경까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를 좋아해 초원사진관을 꼭 찾고 싶었다는 김순화 씨(60)는 "사진과 영화 장면, 대사가 그대로 남아 있어 반가웠다"며 "외관만 봐도 1990년대 감성이 떠올라 더 인상 깊었다"고 했다.
군산 특유의 근대문화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경암동 철길마을에도 가족과 연인, 친구 단위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오래된 철길을 따라 걷는 사람들의 발걸음 사이로 카메라 셔터 소리와 웃음소리가 이어졌다.
철길은 1944년 군산역과 페이퍼코리아 공장을 연결하기 위해 놓인 산업철도였다. 이후 철길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여들며 1970년대부터 마을의 모습이 본격적으로 형성됐다.
현재는 운행을 멈춘 철길이지만 그 주변에는 '달고나'와 '쫀드기', '별사탕' 등 이제는 쉽게 보긴 힘든 옛날 과자와 교복 대여점, 장난감 소품 상점 등 과거의 흔적들이 켜켜이 쌓여 있다.
60대로 보이는 여성 관광객들은 교복을 빌려 입고 나란히 서서 포즈를 취하거나 가족끼리 웃으며 사진을 찍는 모습에서는 잠시 학창 시절로 돌아간 듯한 설렘이 묻어났다.
관광객 박주민 씨(24)는 "그저 사진을 찍는 관광지라고 생각했는데 옛날 분위기와 사람들의 삶의 흔적이 함께 남아 있어 더 인상 깊었다"며 "예전의 모습을 실제 보지 못했지만 오래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 곳곳에서 열린 각종 축제장도 인파로 북적거렸다.
'반디의 빛 세계를 만나다'를 주제로 전날 개막한 무주 반딧불 축제장에는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이색 체험에 나서는 등 화려하게 수놓은 국화 작품 앞에서 가을 추억을 남기며 모처럼 행복한 시간을 만끽했다.
반딧불이 주제관을 비롯해 등나무운동장, 지남공원, 남대천, 반디 키즈존 등에는 축제를 즐기려는 관광객으로 행사장을 꽉 메웠다.
낮에도 반딧불이의 생태와 반짝임을 관찰할 수 있는 반딧불이 주제관에는 이른 아침부터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어린아이들은 부모들과 함께 어두운 밤 숲속을 재현한 공간에서 늦반딧불이를 비롯한 장수풍뎅이, 메뚜기, 귀뚜라미 등 다양한 곤충을 관찰하며 신기해했다.
경남 함양에서 가족들과 찾은 김민성 군(13)은 "그동안 학교에서 배웠던 곤충들을 직접 보니 너무 신기해요"라며 "자연의 소중함을 더 깨달은 것 같아서 좋아요"라고 말했다.
전날 막을 올린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익산미륵사지' 행사장인 익산 미륵사지 일원에서도 관광객들이 길거리 공연(버스킹)을 비롯해 수공예품 플리마켓·지역 먹거리를 맛보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미디어아트 쇼'는 오는 27일까지 매일 오후 7시 30분부터 30분 간격으로 하루 4회씩(오후 9시 마지막 회차) 진행된다.
kjs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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