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에도 식지 않은 전북 더위…'북캉스 피서' 명소된 아중호수도서관

방문객들 "에어컨 없인 생활 어려워…밤잠도 설쳐"
열대야에 지친 시민들 독서·음악으로 더위 식혀

23일 오전 찾은 전북 전주시 덕진구 우아동의 아중호수도서관에는 더위를 피해 피서를 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 뉴스1 장수인 기자

(전주=뉴스1) 장수인 기자 = 여름 더위가 한풀 꺾인다는 절기상 '처서'(處暑)인 23일에도 전북에 35도 안팎의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시민들은 도서관 등 실내 공간을 찾아 더위를 피했다.

이날 오전 10시께 찾은 전주시 덕진구 아중호수도서관에는 이른 시간부터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밖에서는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었지만 도서관 안은 비교적 차분했다. 더위를 피해 들어온 시민들의 손에는 부채와 손선풍기 등 냉방용품이 들려 있었다.

호수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창가 자리는 일찌감치 방문객들이 차지했다.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한 눈치싸움도 잠시, 시민들은 도서관 곳곳에 흐르는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책장을 넘겼다.

LP 음반을 직접 골라 들을 수 있는 청음 공간에는 이용 순서를 기다리는 줄이 생기기도 했다.

이날 도서관을 찾은 시민들 상당수는 밤사이 이어진 열대야에 지친 몸을 식히려는 모습이었다.

3살 아이와 함께 세종에서 온 김 모 씨(34) 부부도 더위를 피해 도서관을 찾았다.

김 씨는 "날이 갈수록 더워진다고 하지만 올해는 특히 더위가 심한 것 같다"며 "아이가 밤에 잠을 제대로 못 자 온 가족이 고생하고 있다. 이제는 에어컨 없이는 생활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차분하게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곳을 찾다가 도서관에 왔다"며 "아이가 책을 좋아하는데 공간도 잘 꾸며져 있어 만족스럽다"고 했다.

23일 오전 찾은 전북 전주시 덕진구 우아동의 아중호수도서관은 더위를 피해 피서를 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 뉴스1 장수인 기자

전날 축구 경기를 보기 위해 전주를 찾은 장혜련 씨(69·울산) 가족도 한낮 더위를 피해 도서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자녀와 손자와 함께 온 장 씨는 "전주에 온 김에 시원한 곳을 찾다가 괜찮은 도서관이 있다고 해 와봤다"며 "사계절 중 여름을 가장 좋아하지만 이제는 갈수록 여름을 보내기가 버겁다"고 말했다.

그는 "에어컨 바람을 좋아하지 않는데도 요즘은 에어컨 없이 살기가 힘들다"며 "밤에 잠을 제대로 못 자니 낮 시간대 활동까지 어려워져 생활 패턴 자체가 바뀌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지구가 덜 아프도록 에너지 낭비를 줄이는 등 모두가 함께 노력할 때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처서라는 절기가 무색하게 이날 전북 곳곳에서는 맹렬한 더위가 이어졌다.

전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전주의 낮 최고기온은 34.9도, 최고 체감온도는 34.5도를 기록했다.

같은 시간 부안은 35.3도까지 올랐고 군산 34.2도, 정읍 34.1도, 익산·고창 34도, 김제 33.8도, 남원 33.5도 등 도내 대부분 지역에서 33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이어졌다.

soooin9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