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촬영 아들 폰 부순 경찰 간부, 보고 누락 수사팀…불송치 결정

전북청, 친족 간 특례 적용…"수사팀 유착 정황 없어"
형사처벌과 별도로 감찰 착수…"징계 의결 요구 예정"

전북경찰청 전경 2025.7.30 ⓒ 뉴스1 장수인 기자

(전북=뉴스1) 장수인 기자 = 아들의 불법 촬영 증거물인 휴대전화를 파손해 증거인멸 혐의로 수사를 받던 현직 경찰 간부에 대해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다만 형사 처벌과 별개로 국가공무원법(성실의무) 위반을 적용해 엄중히 감찰하겠다는 방침이다.

전북경찰청은 13일 증거인멸 혐의를 받는 A 경감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형법상 친족이 본인을 위해 증거를 인멸할 경우 처벌하지 않는 특례 조항을 적용한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A 경감은 아들 B 군과 함께 있을 당시 휴대전화를 던져 부쉈고, 아내가 이를 쓰레기봉투에 넣어 버렸다며 증거인멸 행위 자체는 모두 인정했다. 하지만 경찰은 법적으로 처벌할 근거가 없다고 판단해 지난 12일 불송치를 결정했다.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초동 수사팀과의 유착 여부에 대해서도 경찰은 문제없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경찰은 B 군 사건을 수사한 전주완산경찰서 수사팀 전체의 휴대전화와 사무실 통화 내역, A 경감의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112 신고 내역 검색 여부, 내부 메신저 로그 기록 등을 전수조사했다. 그 결과 수사팀과 A 경감이 사적으로 연락을 주고받거나 수사 정보가 유출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불송치 결정과 별개로 전북경찰은 A 경감에 대한 감찰 조사에 착수했다. 또 이날 A 경감을 타 경찰서로 인사 조처했다.

경찰 관계자는 "장윤기 사건 이후 본청 전수조사 과정에서 인지한 사건이기 때문에 한 점 의혹 없이 수사하려고 노력했다"며 "증거인멸 행위에 대해서는 인정이 됐지만 형사법적으로 친족 간 처벌 특례가 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증거인멸 혐의가 인정됨에 따라 즉시 감찰에 착수했다"며 "형 면제 사유로 불송치 결정은 됐지만 경찰 공무원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행위였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는 점 등을 고려해 엄중한 기준으로 징계 의결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사건은 A 경감의 아들인 고등학생 B 군이 지난 5월 22일 학교에서 여교사를 불법 촬영하려다 적발되면서 시작됐다.

B 군은 혐의를 인정해 지난 6월 말 검찰에 송치됐으나, 핵심 증거물인 휴대전화는 사건 당일 A 경감 부부가 파손해 폐기하면서 경찰에 제출되지 않았다. 당시 수사팀은 A 경감의 증거물 훼손 정황을 파악하고도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으나, 최근 경찰청이 광주경찰청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경찰관 가족 연루 사건을 전수조사하는 과정에서 뒤늦게 드러났다.

soooin9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