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암' 아픔 딛고…익산 장점마을, 생태 복원 상징 탈바꿈

57억 투입 3만700㎡ 부지에 생태습지·기억의 숲 등 조성

익산 장점마을 전경.(익산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익산=뉴스1) 장수인 기자 = 국내 첫 환경오염 피해 역학인정 사례로 깊은 아픔이 있었던 전북 익산시 함라면 장점마을이 대한민국 대표 생태 복원의 상징으로 탈바꿈했다.

익산시는 과거 집단 암 발병 등 심각한 환경오염 피해 발생했던 옛 비료공장 부지 일원(3만 700㎡)을 대상으로 총사업비 57억 원을 투입해 추진해 온 '도시생태축 복원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30일 밝혔다.

장점마을은 과거 비료공장이 퇴비용 연초박(담뱃잎 찌꺼기)을 불법 가열·건조하는 과정에서 발암물질을 대기 중으로 배출해 주민 99명 중 22명이 암에 걸리고 14명이 사망하는 비극을 겪은 곳이다. 주민들의 투쟁 끝에 2019년 11월 환경부가 비특이성 질환에 대한 환경오염 역학적 관련성을 인정한 전국 최초의 사례로 기록됐다.

이후 익산시는 전북도와 함께 매립 폐기물 전면 제거, 토양 정화, 주민 의료지원 조례 제정 등 피해 회복에 행정력을 집중해 왔다. 나아가 상처의 근원지였던 옛 금강농산 부지를 시가 전격 매입한 뒤 생태계 복원 공사를 단행했다.

시는 환경오염으로 완전히 단절됐던 함라산과 주변 농경지, 하천을 잇는 생태 네트워크를 다시 연결하는 데 집중했다. 죽어있던 공장 터에는 맑은 물이 흐르는 '생태습지'와 역사를 기억하는 '기억의 숲'을 비롯해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생태탐방로'와 '학습공간'을 촘촘히 조성해 치유와 환경 교육이 어우러진 복합 생태 공간을 꾸몄다.

특히 외래종을 배제하고 지역 자생식물을 중심으로 식생을 복원해 야생동물이 안정적으로 돌아올 수 있는 서식 환경을 정착시켰다. 실제로 복원 공사 이후 장점마을 일대 수질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면서 최근 다양한 야생 동식물의 서식 활동이 잇따라 확인되는 등 생태계 순환체계가 회복되고 있다.

시는 향후 지속적인 생태 모니터링 유지관리를 통해 생물 서식지를 더욱 넓혀가는 한편, 이 공간을 탄소흡수원과 기후변화 대응 거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조남희 익산시 환경정책과장은 "아픈 역사를 잊지 않고 미래 세대에게 환경 보전의 중요성을 알리는 생생한 환경 교육장이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환경 치유 모델로 가꾸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soooin9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