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기 싫다 눈물 흘린 게 마지막 모습"…시민단체 "진상 규명하라"

단체 "숨진 방사선사, 극심한 정신적 고통 시달려"
노동부·경찰에 철저한 수사 촉구

30일 전북 군산의 한 종합병원 앞에서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다 숨진 방사선사 A 씨 사건과 관련해 유족과 전북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민주노총전북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군산=뉴스1) 장수인 기자 = 전북의 한 종합병원에서 근무하던 20대 방사선사가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한 뒤 숨진 사건과 관련해 유족과 전북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방사선사 직장 내 괴롭힘 사망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유족 지원단'은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숨진 A 씨를 기억하며, 유가족과 함께 진실이 밝혀지는 그날까지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며 "고용노동부와 전북경찰청은 이 사건에 대해 철저하고 신속한 조사를 실시해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고 관련자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유족도 함께했다.

단체 등에 따르면 A 씨는 지난달 초부터 군산의 한 종합병원에서 계약직 방사선사로 근무를 시작한 뒤 26일 무단결근 후 연락이 두절됐다. 그는 29일 정오께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 씨가 숨진 이후 가족과 지인 등은 "고인이 근무하며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수면제 처방을 받았다. 신발을 신으며 '출근하기 싫다'며 눈물을 흘리던 게 마지막 모습"이라고 호소했다.

단체는 "A 씨는 입사 후 극심한 심리적, 정신적 고통에 시달렸다"며 "계약과 다른 노동, 부당한 질책과 숨 막히는 통제가 매일 반복됐다. 이것은 한 사람만의 이야기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인의 소식이 전해지자 앞서 같은 부서에서 근무했던 방사선사들의 제보가 이어졌다"며 "그들 또한 근로계약과 다른 근무 환경, 선임들의 반복된 괴롭힘과 폭력적인 조직문화를 겪었으며 출근길이 두렵고 고통스러웠다고 증언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해당 병원은 현재까지 단 한 번의 공식적인 사과도 하지 않았고, 오히려 외부 노무사를 선임해 자체 조사를 하겠다는 말로 시간을 끌고 있다"며 "지금도 병원의 위계적인 조직문화 속에 직장 내 괴롭힘이 계속되고 있다. 이들의 고통이 길어지지 않도록 전북경찰청은 한 점 의혹 없이 철저히 조사하고, 고용노동부는 즉각 특별근로감독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단체는 "전북도와 군산시, 지역 정치권도 이 죽음을 외면하지 말고, 진상규명과 제도 개선의 과정에 책임 있게 함께 하라"며 "정부는 병원 노동자들이 안전하고 존엄하게 일할 수 있도록 의료현장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국가 차원의 종합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해당 사건은 전북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에서 수사하고 있다.

soooin9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