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감 강해 참다가 결국"…숨진 방사선사 유족, 성역없는 수사 촉구
A 씨 아버지 호소문 통해 진상 규명·제보 당부
병원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성급한 비판 삼가달라"
- 장수인 기자
(전주=뉴스1) 장수인 기자 =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한 뒤 숨진 20대 방사선사 유족이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8일 유족은 호소문을 통해 "종합병원 경력이 있어야 대학병원을 갈 수 있다고 하며 취업한 아이는 엄마에게 '힘들다'고 하소연했지만, 책임감이 강해 참다가 결국 참담한 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호소문은 지난달 29일 숨진 채 발견된 A 씨의 아버지가 직접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달 초부터 군산의 한 종합병원에서 계약직 방사선사로 근무를 시작한 뒤 26일 무단결근 후 연락이 두절됐다. 그는 29일 정오께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 씨가 숨진 이후 가족과 지인 등은 "고인이 근무하며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수면제 처방을 받았다. 신발을 신으며 '출근하기 싫다'며 눈물을 흘리던 게 마지막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A 씨의 아버지는 이날 호소문에서 "우리 아이는 명랑한 성격으로 교우관계뿐만 아니라 전에 근무하던 병원에서도 직원·환자들과 문제없이 잘 지내왔다"고 밝혔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과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광주 태움 사건에서 언급했듯 태움의 뿌리는 가해자 한 개인의 성격에 있지 않고 직장 내 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사라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육이다, 관행이다, 조직문화라는 이름으로 태움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며 "전·현직 직원들도 익명으로 제보와 응원을 보내주고 계신다. 제가 무너지지 않고 힘을 낼 수 있도록 많은 제보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경찰과 고용노동부도 성역 없는 수사와 빠른 진상 규명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현재 A 씨 사망 사건은 전북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가 이관받아 수사 중이다. 경찰은 유족과 병원 관계자 등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유족과 병원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라며 "수사 초기 상황이라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병원 측도 외부 노무사를 선임해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직장 내 괴롭힘 여부가 확인된 것은 아닌 만큼, 사실관계가 확인되기 전 성급한 비판은 삼가달라"고 말했다.
이어 "추후 경찰 조사 등을 통해 괴롭힘 여부가 확인될 경우 절차에 따라 조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soooin9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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