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권 대리 구매인 줄"…보이스피싱 자금세탁 도운 70대
1심에 이어 항소심도 징역 1년
- 강교현 기자
(전주=뉴스1) 강교현 기자 =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피해금을 수표로 인출해 전달하는 등 자금세탁을 도운 70대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정문경 부장판사)는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방지 및 피해금환급에 관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71)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검사와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고 27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2024년 8월께 보이스피싱 피해자 3명이 송금한 1억 5000만 원 상당을 수표로 인출해 조직 전달책에게 건넨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 결과 A 씨는 보이스피싱 조직으로부터 '이체된 금액으로 상품권을 대신 구매해 전달해 주면 수수료를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현금 인출책 역할을 맡은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피해자들은 금융감독원과 검찰, 카드사 직원을 사칭한 조직원들의 전화를 받고 '명의가 범죄에 연루됐다. 계좌에 있는 돈을 이체하라'는 말에 속아 돈을 송금한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피해자들이 조직에 송금한 돈을 서울 강남 일대 은행에서 수표로 인출한 뒤, 조직 전달책에게 건넨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 중 1명은 보이스피싱 조직에 속아 3억 3000만원을 송금했고, 사건 이후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에 속아 합법적인 상품권 구매대행 업무를 한 것일 뿐 범죄에 이용된다는 사실은 몰랐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나이와 사회 경험 등에 비춰 볼 때 불법성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피해액이 거액이고 피해자들의 피해가 전혀 회복되지 않은 점, 이 중 1명은 스스로 생을 마감한 점 등을 토대로 형을 정했다"며 징역 1년을 선고했다.
A 씨와 검사는 양형부당을 사유로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의 판단도 원심과 같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과 검사가 주장하는 핵심적인 양형 요소들은 이미 원심이 그 형을 정하는데 충분히 참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 조건을 종합해 살펴보더라도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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