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한우 '아픈 소' 둔갑…귀표 조작해 보험사기 벌인 일당(종합)

6일 오전 10시께 전북경찰청 기자실에서 유성민 형사기동대 2팀장이 사건 브리핑을 하고 있다.2026.5.6/뉴스1 문채연 기자
6일 오전 10시께 전북경찰청 기자실에서 유성민 형사기동대 2팀장이 사건 브리핑을 하고 있다.2026.5.6/뉴스1 문채연 기자

(전주=뉴스1) 문채연 기자 = 한우 귀표를 바꿔치기 하는 방법으로 수억 원의 보험금을 부당하게 타 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로 A 씨(40대) 등 8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6일 밝혔다. 또 공범 7명도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

이들은 지난 2022년부터 2년간 군산·김제·고창 농가에서 가축재해보험에 가입된 소의 귀표를 보험 미가입 소에게 바꿔 단 뒤, 긴급 도축하는 방법으로 보험금을 수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편취한 보험금만 약 4억4000만 원(245회)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가축재해보험은 자연재해나 화재, 질병 등으로 인한 가축 및 축사 피해를 보상해 주는 제도로, 정부가 보험료의 절반을 지원한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미리 섭외한 수의사로부터 허위 진단서를 발급받아 실제 병에 걸리지 않은 소를 아픈 것처럼 위장해 긴급 도축한 뒤 보험료를 청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가축재해보험에 가입된 소의 귀표를 도축 대상 소에게 바꿔 단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5월 범행을 제보받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도축된 소의 DNA와 귀표에 등록된 DNA 정보가 서로 다르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 폐렴을 이유로 긴급 도축된 일부 소의 폐가 폐기되지 않고 그대로 유통된 정황도 포착했다.

도축된 소들은 상처를 입거나 건강에 이상이 있는 등 긴급 도축 대상은 아니었으나, 상품성이 다소 떨어지는 개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귀표상 도축된 것으로 표기된 소들은 이들 일당이 축협으로부터 미리 재발급받아 보관해 둔 귀표를 새로 부착해착해 출하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 등 일당은 보험사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운영하던 8개 축사에서 보험금을 분산 청구하는 등 치밀한 방법으로 범행을 지속해 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에 가담한 일당은 대부분 가족·지인 관계였으며, 이중 A 씨는 8개 축사의 자금 관리를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에 이용된 허위 진단서는 수의사가 A 씨 등으로부터 한 마리당 5만 원씩 받고 발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범으로 지목된 A 씨는 당초 범행 사실을 부인했으나, 현재 일부 범행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이 긴급 도축을 통해 보험금을 받아 부수입을 얻기 위해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성민 광역범죄수사대 2팀장은 "소를 출하한 뒤 재발행된 귀표를 축협이 아닌 축산 농가가 직접 부착하도록 하다 보니, (귀표를) 사용하지 않고 보관하고 있다가 범행에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며 "재발행된 기표에 대해 관리를 강화하거나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직접 부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방안을 유관기관에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축재해보험은 공적자금을 투입해 마련된 보험제도인 만큼, 개인 사리사욕을 위해 악용하는 사례에 대해 엄정한 수사를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tell4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