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으로 숨진 새신랑 직원…장수농협 임원직들 벌금형

각각 벌금 300만~1000만 원

뉴스1 DB

(남원=뉴스1) 강교현 기자 = 지난 2023년 전북 장수농협에서 발생한 직장 괴롭힘 사망사건과 관련해 농협 임직원 등이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남원지원 형사 제1단독(강대현 판사)은 7일 근로기준법 위반과 협박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장수농협 임직원 A 씨에 대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임직원 2명에게는 각각 벌금 300만원과 1000만원이 선고됐으며, 공인노무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노무사 B 씨에게는 벌금 500만원이 선고됐다.

A 씨 등은 지난 2022년 1월부터 1년여간 장수농협에서 근무하던 직원 C 씨(당시 33)에게 부당한 업무지시를 하거나 폭언·협박성 발언을 하는 등 괴롭힌 혐의로 기소됐다.

법원 등에 따르면 당시 C 씨는 '직장 내 괴롭힘' 신고했고, 이에 장수농협은 A 씨와 친분이 있는 노무사 B 씨에게 조사를 의뢰했다. 하지만 조사는 A 씨 등에게 혐의가 없다는 결론으로 마무리됐다.

혐의없음 결론이 나자, C 씨는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을 주변에 알린 뒤 직장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후 유족들은 진상을 밝혀달라며 수사를 의뢰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병원 진료기록과 SNS 대화 내용, 관계자 진술 등을 토대로 A 씨 등이 C 씨에게 갑질을 했다고 판단했다. 고용노동부 역시 장수농협을 대상으로 특별 감독을 진행,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에 대해 형사입건과 함께 과태료를 부과했다.

또 B 씨는 직장 내 괴롭힘 조사 과정에서 심의위원회 개최 전 조사 내용 등을 A 씨 등 외부에 누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해당 농협에서는 부당한 업무지시와 갑질이 횡행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직원 간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하고 중재할 의무가 있는 지위에 있음에도 직장 내 괴롭힘 신고 근로자를 보호하지 않고 오히려 피해자에 대해 불리한 처우를 하는 등 사용자로서 법정 의무를 다하지 않아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피해자의 사망 원인을 공소사실에 나타난 협박 등 괴롭힘으로만 돌리긴 어렵고, 피고인들이 초범이고 동종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kyohyun2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