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가을 아쉬워요"…전주 건지산 산책·단풍구경 인파로 '북적'

하계올림픽 전북·전주 유치 기원 걷기대회도

절기상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小雪)인 22일 전북 전주시 건지산 단풍이 절정을 이루고 있다.(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전주=뉴스1) 유승훈 기자

"형형색색 단풍이 너무 아름다워요. 날씨도 그리 춥지 않고 맑은 공기에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아요. 이불 속에서 탈출하길 잘했다 싶어요."

절기상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小雪)인 22일, '전주의 허파'로 불리는 건지산(해발 101m)은 늦은 가을의 정취를 느끼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산을 찾은 이들은 남녀노소 구분 없이 울긋불긋하게 물든 단풍 구경에 여념이 없었다. 오송제 구간에선 쌀쌀한 날씨에도 일부 시민이 맨발로 산책을 즐기는 모습도 보였다.

시민들은 지나가는 가을을 한목소리로 아쉬워했다. 가족과 함께 나온 한 아버지는 "조금만 지나면 볼 수 없는 풍경"이라며 아이를 번쩍 들어 단풍잎을 만져보게 했다. 옆에 있던 어머니는 이 장면을 사진으로 남겼다.

등산복을 잘 갖춰 입은 한 부부는 벤치에 앉아 준비해 온 따뜻한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다. 부부는 떨어진 낙엽이 더 예쁘다고 했다.

인근 호성동에 거주한다는 정 모 씨(48)는 "평소 건지산을 자주 다닌다. 산이 높지 않아 산책하기에 그만이다. 산을 오르고 오송제를 한 바퀴 돌면 한 시간이 조금 넘는다"면서 "사계절 다 다녀봤는데 가을이 가장 아름답다. 편백 숲 쪽을 걸을 때면 공기가 달다"고 말했다.

송천동에서 왔다는 박 모 씨(42)는 "오송제를 바라보고 서 있으면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왼쪽, 오른쪽으로 보이는 단풍은 이때만 볼 수 있는 덤"이라며 "추울 것 같아 나올까 말까 망설였는데 나오길 잘한 것 같다. 이불 속에서 탈출하기 잘했다 싶다"고 전했다.

22일 전북 전주시 건지산 일원에서 ‘2036 전주 하계올림픽 전북·전주 유치 기원 걷기대회’가 열린 가운데 행사에 참석한 김관영 전북도지사가 시민들과 손을 잡고 인사를 나누고 있다.(김관영 전북지사 페이스북 인용)/뉴스1

이날 건지산 일원에선 '2036 전주 하계올림픽 전북·전주 유치 기원 걷기대회'(전주시걷기협회)도 열려 열기를 더했다.

참가자들은 건지산과 오송제 일원을 걸으며 하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도민들의 강력한 의지를 공유했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도 시민들과 함께 걸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청바지 차림의 김 지사는 "건지산 공기가 참 맑다.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를 기원하는 도민들과 건지산 둘레길을 함께 걷는 동안 도시의 아침이 이렇게 활기로 가득했나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부부, 예쁜 낙엽을 주워 부모의 손에 쥐여주는 아이, 이 평범한 풍경이 모여 전주 올림픽을 향한 마음의 온도를 더하고 있다. 전북 곳곳에 건강한 에너지가 피어나는 미래가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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