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대체' 가루쌀 정책 실패…물량 대부분 재고로 쌓여"
[국감브리핑] 윤준병 "생산량 40% 하향…검증 데이터 확보 못해"
- 김동규 기자
(정읍=뉴스1) 김동규 기자 = 윤석열 정부의 핵심 농정과제로 2023년부터 추진된 가루쌀(분질미) 정책이 2년 만에 목표를 대폭 하향 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백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음에도 농림축산식품부는 시장성을 검증할 기본 데이터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정읍·고창)이 농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22년 6월 발표한 가루쌀 정책의 생산 목표는 지난 2024년 12월 하향 조정됐다.
당초 2025년 가루쌀 생산 목표는 면적 1만 5800㏊, 생산량 7만 5000만 톤이었으나 개선방안(수정안)에는 면적 9500㏊, 생산량 4만 5100톤으로 들어갔다. 각각 40% 하향 조정한 것이다.
심각한 문제는 농식품부가 가루쌀 제품화 지원 사업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도 정작 핵심인 '시장성'을 검증할 데이터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농식품부는 가루쌀을 활용한 가공식품·외식상품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2023년 21억 2218만 원, 2024년 36억 9359만 원, 2025년 50억 원 등 총 108억 원이 넘는 예산을 '가루쌀 제품화 패키지 지원사업'에 투입했다.
지원을 통해 50개 업체가 368개의 가루쌀 활용 제품을 출시했다. 그러나 이 중 39개 업체는 시장 매출 실적 정보 공개에 동의하지 않아 농식품부는 해당 제품들의 수요와 판매 동향 등에 대해 전혀 파악조차 못 하고 있다.
2025년 가루쌀 제품 지원에는 2023년과 2024년에 참여했던 농심, 삼양, SPC삼립, 샘표, 해태제과, 풀무원 등 다수의 대형 식품업체가 참여하지 않았다. 대기업들조차 가루쌀의 낮은 시장성과 기술적 한계를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가루쌀은 '밀가루 대체'라는 당초 포부와 달리 생산된 물량의 대부분은 재고로 쌓이거나 밀가루 대체와 무관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2024년산 가루쌀 생산량 2만 704톤 중 가공용으로 판매된 물량은 10.7%인 2213톤에 불과하며, 나머지 약 1만 8000톤이 재고로 쌓여있다.
윤준병 의원은 "2027년까지 밀가루 수요의 10%를 대체하겠다던 목표는 어디 가고 목표치를 40% 가까이 깎아내렸다"며 "이는 소비량 확대 부진, 밀가루 대비 높은 비용, 가공업체들의 저조한 수요 등 총체적인 문제가 빚어낸 농정 실패의 명백한 증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판매·수요 기반 확보 없이 오로지 생산만 독려한 윤석열 정부와 정황근 전 장관에게 실패한 가루쌀 정책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며 "농식품부는 실패가 예견됐던 가루쌀 정책을 재점검하고, 실질적인 시장 수요를 기반으로 한 정책으로 근본적인 대전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kdg206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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