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인상 대신 쌀?…청소 노동자들 "LH, 대행업체 계약 해지하라"

군산미장휴먼시아 청소·경비 노동자들, 관리 대행업체 규탄
대행업체 "합리적인 범위 내 최선…조롱 아냐" 해명

군산미장휴먼시아 아파트 노동자 기자회견. 2025.9.17/뉴스1 신준수 기자

(전주=뉴스1) 신준수 기자 = 군산미장휴먼시아 아파트 청소, 경비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 대신 쌀을 제시한 아파트 관리 대행업체를 강하게 규탄했다. 원청인 LH에도 해당 업체와의 계약 해지를 촉구했다.

군산미장휴먼시아 아파트 노동자들과 공공운수노조 전북평등지부는 17일 LH 전북본부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밥값을 떼먹고 유령인력을 내세운 악질 업체를 퇴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단체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 청소·경비 노동자들은 지난해부터 아파트 관리 대행업체 A 사와 임단협을 진행하고 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7월 노사 협의 끝에 잠정협의안을 도출했지만, 사측의 일방적인 수정으로 협의안이 파기됐다.

단체는 "사측이 수정안을 통해 노조의 임금 인상 대신 '쌀 한 포대'를 제시했고, 이를 거부하자 '1인당 식대 월 1만 원'을 제안했다"며 "이는 노동자에 대한 조롱"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심지어 청소 인력은 7명으로 일한 지 10년이 넘었는데 8명으로 서류를 꾸며 놓았다. 1명분의 인건비는 어디로 갔는지 오리무중"이라며 "A 사가 입주민 관리비와 노동자들의 밥값으로 배를 불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문제를 원청인 LH에 제기했지만 '노사 관계는 주택관리업자의 책임하에 운영 중이라 공사는 권한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LH는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노동자를 기만하는 A 사와의 계약을 즉각 해지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A 사는 협의가 가능한 부분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체 관계자는 "임금 협상의 경우 아파트 입주민들의 관리비가 들어가기 때문에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쌀이나 식대 1만 원을 제시한 것은 정해진 범위 내에서 최대한 합리적으로 노력한 것이다. 절대 노동자들을 기만하거나 조롱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청소 인력을 부풀렸다는 노조의 주장도 근거가 없다"며 "새로 아파트 관리를 맡게 되는 과정에서 인력이 줄었을 뿐이지, 서류를 조작해서 인건비를 빼돌린 게 아니다"고 말했다.

LH 전북본부 관계자는 "근로조건 관련 사항은 주택관리업자인 A 사와의 고용계약에 관한 사항으로, 공사가 관여할 사안이 아니다"며 "노조에서 제기한 내용은 사실 확인을 거쳐 그 결과에 따라 후속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onmyj030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