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생신’ 이석규 애국지사…큰절 올린 국가보훈부 장관

호남 유일 생존 애국지사 상수연…이 지사 "축하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

이석규 애국지사가 8일 전북 전주시 전주보훈요양원 강당에서 열린 상수연에서 기념인사를 하고 있다. 2025.9.8/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전주=뉴스1) 신준수 기자 = "당신의 고통은 우리의 자유가, 침묵은 함성이 되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8일 오후 2시께 전주보훈요양원 3층 강당에서 호남 유일 생존 이석규 애국지사의 100세 생신을 기념하는 '상수연(上壽宴)'이 열렸다.

이날 행사장에는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문승우 전북도의회 의장 등 50여명이 참석해 이 지사의 100번째 생신을 축하했다.

이 지사가 휠체어를 타고 입장하자 좌석에 앉아있던 방문객들이 전부 일어나 박수로 그를 환영했다.

권오을 장관은 환영사를 통해 "이석규 지사님의 100번째 생신을 정말 축하드린다"며 "이재명 대통령께서도 이 지사님의 상수연을 축하하고 그저 건강만 하시라는 말을 꼭 전해달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전 세계에서 자랑스럽고, 훌륭한 나라가 된 건 이 지사님의 헌신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100세 생신을 넘어 110세, 120세 생신까지도 건강하셔서 우리 후손들이 이름을 떨치는 것을 봐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환영사를 마친 권 장관은 이 지사를 향해 큰절을 올리며 축하와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 지사도 권 장관의 손을 꼭 잡으며 이에 화답했다.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이 8일 전북 전주시 전주보훈요양원 강당에서 열린 이석규 애국지사 상수연에 참석해 큰절을 올리고 있다. ⓒ News1 유경석 기자

행사는 △AI 헌정영상 상영 △꽃다발 증정과 대통령 축전 △축하 영상 △헌시 낭독 △축하 공연 △케이크 커팅식 등 순으로 진행됐다.

이 지사의 장녀 이춘금 씨는 상수연을 축하하기 위해 '아버지께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헌시를 낭독했다.

그는 묵묵히 헌시를 읽으며 "당신의 고통은 우리의 자유가 되었고, 당신의 침묵은 민족의 함성이 되었습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며,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며 축하를 전했다.

헌시 낭독을 마친 뒤 이 지사의 두 손을 맞잡으며 따뜻한 감사의 마음을 전달했다.

준비된 행사가 마무리될 무렵 이 지사는 짧은 인사를 남겼다.

이 지사는 "멀리서 어려운 시간을 내서 생신을 축하해주러 와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린다"며 "오늘 해주신 축하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고 성실히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1926년 완주에서 태어난 이석규 애국지사는 1943년 3월 광주사범학교 재학 당시 학생 17명과 조직한 '무등독서회'를 통한 애국 활동을 펼쳤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10년 대통령상을 추서 받았다.

이 지사가 활약한 무등독서회는 광복회의 심사를 받아 현재 독립기념관 항일투쟁관에 그 자료가 전시돼 있다. 지난 2014년에는 역사 왜곡 교과서를 채택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상심한 모습을 감추지 못한 채 연로한 몸을 이끌고 항의 대열을 이끌기도 했다.

sonmyj030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