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걸고 불렀던 만세" 익산 이석규 애국지사 100세 맞는다

(익산=뉴스1) 장수인 기자 = 독립운동 단체 '무등독서회'의 마지막 증언자인 이석규 애국지사가 광복 80주년인 올해 100세 생일을 맞는다.

전북 익산시는 대한민국의 자주독립을 위해 청춘을 바쳤던 이 지사의 100세 생일을 기념하는 '상수연(上壽宴)'을 8일 전주보훈요양원에서 개최한다고 4일 밝혔다.

이 지사는 호남지역에서 유일하게 생존해 있는 애국지사다. 이번 행사는 국가보훈부 장관을 비롯해 전북도지사, 익산시장, 보훈단체장, 가족, 학생 등 50여명이 참석해 살아있는 항일정신을 기리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이 지사는 1926년 완주군에서 태어나 광주사범학교 재학 시절 '무등독서회'를 조직해 항일 학생운동을 전개했다.

그는 "목욕탕에 갔더니 일본인들이 '더러운 조센징'이라며 구타를 했다. 내 나라인데 내가 왜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지 분노했다"고 회고했다.

이 일은 이 지사가 항일 사상에 눈을 뜨고, 독립운동의 길로 나서게 만든 결정적 사건이었다.

이후 이 지사는 학교 친구들과 함께 독립운동 단체인 무등독서회를 조직하고, 이순신 등 일제가 금지한 한글 서적을 몰래 돌려 읽으며 민족의식과 사상을 무장했다.

또 거리에 '일본은 물러가라'는 전단과 벽보를 붙이며 반일 여론을 확산시키기도 했다.

이 지사는 과거 "독립운동 당시엔 목숨 걸고 불렀던 만세를 이제는 마음껏 외칠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 다시 태어나도 독립운동을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1945년 조직이 발각되며 일제 경찰에 체포돼 고초를 겪었으나, 해방 후 교직에 몸담으며 후학 양성에 힘썼다. 이 지사는 1992년 익산 왕궁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임했고, 2010년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정헌율 시장은 "이석규 애국지사와 같은 항일 학생 운동가가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었다"며 "과거의 인물이 아니라 우리 시대의 살아있는 역사요, 교훈이며, 우리 익산 지역의 자긍심"이라고 강조했다.

soooin9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