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심' 버린 심청 만날 기회"…2025 전주세계소리축제 개막
개막공연 '심청' 한국소리문화전당 모악당서 초연
판소리·월드뮤직·클래식 등 77개 프로그램 91회 공연
- 장수인 기자
(전주=뉴스1) 장수인 기자 = 여름 축제로 자리 잡은 '2025 전주세계소리축제'가 13일 닷새간의 여정을 시작했다.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는 이날 오전 전북 전주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개막 기자회견을 열고 "여름 축제로 변신한 지 3년 차가 됐다. 올해 축제도 어느 해보다 알차고 대중성 있는 프로그램들을 준비한 만큼 성공적인 소리축제로 마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개막 기자회견에는 이왕준 조직위원장과 김희선 집행위원장, 국가무형유산 판소리 보유자인 이난초 명창, 아쉐 월드 페스타 공동 창립자인 클라우디아 발라델리 감독 등이 참석했다.
이번 축제의 기획공연인 '판소리 다섯바탕'에서 관객들과 소통에 나서는 이난초 명창은 "홍보가를 완창하게 되는데, 소리축제에서 3번 완창을 한 것 같아 행복하다"고 말했다.
또 전통음악의 해외 진출을 돕는 '뮤직마켓, 소리 넥스트'를 위해 전주를 찾은 클라우디아 발라델리 감독은 "소리축제는 처음이지만 여러 공연에 참여해 한국 작품이 유통되도록 눈여겨보겠다"고 말했다.
올해 소리축제의 키워드는 '본향의 메아리'로 17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북 일원에서 개최된다. 국립극장과 공동 제작한 개막공연 '심청'을 중심으로 총 77개 프로그램이 91차례 관객과 만난다.
개막공연 '심청'은 지난 2023년 소리축제와 국립극장의 '공연 문화예술의 증진을 위한 MOU'에 따른 것이다.
판소리 '심청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전통성과 실험성, 예술성과 대중성이 공존하는 작품으로 만들었다. 극본과 연출은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에서 활동하는 연출가 요나 김이 맡았다.
작품 속 심청은 '자기희생적인 효심'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자신의 고유한 목소리와 힘을 가지지 못한 채 억압당했던 이 땅의 모든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또 작품은 전통 판소리의 깊이를 유지하되 원전의 시간과 공간·캐릭터 등을 자유롭게 변형, 서사를 새롭게 창작한 레지테아터(Regietheater) 방식으로 새로운 시선과 메시지를 담아냈다.
개막공연 심청은 이날과 14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전당 모악당에서 펼쳐진다. 요나 김 연출가는 14일 오후 1시 한국소리문화전당 모악당 로비에서 관객과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축제의 피날레 공연은 도민 참여형 공연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다.
무용가 안은미가 이끄는 폐막공연은 17일 오후 9시 30분 소리문화의전당 놀이마당에서 즐길 수 있다.
김희선 집행위원장은 "소리축제를 전북 밖으로, 대한민국과 글로벌 축제로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축제에서 그 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큰 축인 예술성과 축제성이 어떻게 반영되는지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soooin9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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