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공무원 아니어서 안 돼" 육아시간 사용조차 못하는 교육공무직들

교육공무직 전북본부 기자회견 "최소한 돌봄권은 평등하게 보장해야"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전북지부는 5일 전북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차별없는 돌봄권을 촉구하고 나섰다.2025.3.6/뉴스1 임충식 기자

(전주=뉴스1) 임충식 기자 = 교육실무사인 A씨는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를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뿐이다. 이른 시간에 아무도 없는 유치원에 아이들 등원시킨 뒤 출근할 때마다 가슴이 미어진다. 그렇다고 하원을 마음 놓고 도와줄 수도 없는 처지다. 아이가 아프기라도 하면 연차 시간을 사용해 병원에 가야만 현실에 자괴감마저 든다.

A씨는 바람은 소박하다. 눈치 안 보고 아이를 등원시키고, 하교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할 수가 없다. A씨의 신분이 교사나 공무원이 아닌 교육공무직원이기 때문이다.

A씨는 “일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매일 불안감과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 매일 2시간 씩 육아시간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교사들을 보면 부러움과 함께 자괴감마저 든다”면서 “교사와 같은 급여를 달라는 것이 아니다. 최소한 육아 부분에서의 차별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교육공무직원인 B씨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자녀를 직접 어린이집에 보낼 경우 지각을 감수해야만 한다. 사정을 이야기도 했다. 하지만 돌아온 답변은 “공무직이라서 육아시간을 사용할 수 없다”였다. 근로자인 공무직에게만 적용되는 '유아기 근로시간단축 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사용하면 200만원 남짓한 월급이 대폭 깎이기에 마음대로 사용할 수도 없다. 신청 절차도 복잡하고 내가 마음먹은 시간에 사용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B씨는 “공무직도 공무원, 교사도 다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노동자다. 아이를 키우는데는 모든 부모가 다 똑같이 어렵다. 육아시간 만큼은 공무원들과 동일하게 적용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교육공무직단체가 돌봄권 차별해소를 요구하고 나섰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전북지부는 5일 전북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재 교육공무직 근로자들은 돌봄에 있어서도 차별을 받고 있다”면서 “가뜩이나 팍팍한 경제 사정에 임금이 삭감되는 육아휴직과 육아기근로시간단축은 없는 살림을 더 쪼들리게 하고 있다. 게다가 학교와 동료들 눈치를 보느라 제대로 사용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특히 매일 2시간씩 사용할 수 있는 육아시간은 교사와 공무원뿐만 아니라 공무직들에게도 적용돼야 한다”면서 “자녀를 아무도 없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두고 출근하고, 하원은 제대로 했는지를 걱정하며 업무를 하는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전국 10개 시도 교육청은 이미 교육공무직에게도 육아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전북교육청도 당장 적용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전북본부는 “대단한 워라벨을 바라지 않는다. 가정에서 적절할 돌봄과 휴실을, 학교에서는 내가 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달라는 것이다”면서 “학교에서 일하는 모두에게 동일한 육아지원제도가 적용돼야 한다. 전북교육청은 평등한 돌봄권 보장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94ch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