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찰차만 봐도 설렜던 10대"…오랜 꿈 이룬 새내기 경찰관
[제77주년 경찰의 날]신임경찰 310기 수석졸업생
전북 전주덕진경찰서 모래내지구대 오채은 순경
- 이지선 기자
(전주=뉴스1) 이지선 기자 = '경찰이 돼야겠다.'
방학을 맞아 여느 또래들처럼 유튜브를 시청하던 한 14살 소녀가 '경찰'과 사랑에 빠졌다. 화면 속 경찰관들은 위험해서 도망치는 현장으로 오히려 들어가 시민을 도왔다. 영화가 아닌 현실 속 영웅이었다.
지나가는 경찰차만 봐도 두근대던 이 소녀는 10년 뒤 중앙경찰학교 졸업식 무대 위에 섰다. 그토록 꿈꾸던 경찰 제복을 입은 그에게 대통령이 직접 상장을 전달하며 순경 입직을 축하했다. 6개월간 동고동락하며 함께 교육 받은 동기 2280명과 가족 등 9000여명이 지켜보는 앞이었다.
그의 고향 전북 군산시에는 한동안 대통령상 수상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나부꼈다. 2022년 신임경찰 제310기 남녀 총 2280명 중 당당히 종합성적 1위를 차지한 오채은 순경(24)의 이야기다. 오 순경은 좋은 시작만큼 앞으로도 실력있는 경찰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1일 '제77주년 경찰의 날'을 맞아 새내기 경찰관 오채은 순경을 만나봤다. 다음은 오 순경과의 일문일답.
- 경찰을 꿈꾸게 된 계기가 있다면.
▶ 친할아버지 외할아버지 두분 모두 참전하셨던 국가유공자시다. 그런 환경에서 자라다보니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국가에 헌신하고 싶다'는 생각을 품게 된 것 같다. 결정적으로 중학생 때 우연히 EBS '사선에서'라는 프로그램을 접하면서 현장 경찰관이라는 직업에 매료됐다. 신임 경찰관들이 현장에서 어려움에 빠진 시민을 돕고, 긴박한 상황에서 동료들과 위기를 헤쳐나가는 것을 보면서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를 계기로 수개월간 경찰에 관련된 모든 것들을 다 찾아 봤다. 길거리에서 경찰관이나 순찰차만 봐도 설렐 정도였다. 하루라도 빨리 경찰이 되고 싶어서 검정고시만 보고 바로 경찰시험을 준비하겠다는 중학생 딸의 말에 아버지도 놀라셨다.
- 중앙경찰학교 수석 졸업했는데.
▶ 경찰시험에 합격하고 들어간 중경에서의 생활은 정말 행복했다. 다시 돌아가고 싶을 정도다. 같은 꿈을 품은 동기들과 같은 관심사를 갖고 어울린다는 게 좋았다. 교육 과정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운전 조교도 하고, 총 피복장 역할도 맡았다. 그러다보니 좋은 성적이 나왔다. 평가마다 괜찮은 성적이 나왔다고는 생각했지만, 종합 성적 1등을 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부모님께서 많이 좋아하셨다. 직접적으로 표현을 크게 하지 않으셔서 몰랐는데, 주변에 자랑을 많이 하셨다고 한다.
- 실제 근무해보니 어떤 점이 가장 힘든가.
▶ 현장에 뛰어든 지 이제 4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직접 해보니 지역 경찰 업무가 생각보다 정말 광범위해서 놀랐다. 우선은 대표적으로 주취자를 상대할 때가 가장 힘들다. 소통이 어렵고, 공격적인 행동에 대한 통제가 잘 되지 않기 때문이다. 신고까지 들어오는 주취자들은 대부분 만취상태고 돌발상황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정작 다른 위급한 출동을 나가야 하는데 주취자 사건을 붙잡고 있을 때도 있다. 그래도 출동을 나갈 때마다 경찰학교에서 하루도 빠짐 없이 연습했던 삼단봉 기술이나 체포술 등이 몸에 배어있다는 점이 든든하다.
- 근무 중 기억에 남는 일이 있었다면.
▶ 최근 추적 끝에 절도범을 잡은 사건이 기억난다. 마트 앞에 잠깐 내어놓은 물건이 사라졌다는 신고였다. CCTV 영상을 확인해보니 오토바이 번호판을 식별하기 어려웠다. 추정되는 번호 수십개를 써놓고 하나하나 대조하다 보니, CCTV에 찍힌 얼굴과 일치하는 용의자를 찾을 수 있었다. 늘 머릿속에서 상상했던 범인 잡는 일이 실현된 첫 번째 순간이었다.
- 이제 시작이다. 어떤 경찰이 되고 싶나.
▶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시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지속적인 자기계발을 통해 전문지식 등 필요한 실력을 갖추겠다. 특히 경찰은 남들보다 한 발짝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용기도 연습과 실력에서 비롯될 것 같다. 공손하면서도 당당한 경찰관이 되겠다.
△오채은 순경은.
전북 군산 출신인 오채은 순경은 군산지곡초, 군산동산중, 군산영광여고를 졸업했다. 이후 전주대 경찰행정학과에 재학 중이던 2021년 일반공채 310기에 합격해 경찰에 입직했다. 오 순경은 6개월여 동안 진행된 중앙경찰학교 교육을 수석으로 졸업한 뒤 현재 전주덕진경찰서 모래내지구대 2팀에 배치돼 근무하고 있다.
letswin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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