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 압류가 대수?!"…허술한 과태료 징수체계, 장기체납 '양산’
- 박아론 기자

(전주=뉴스1) 박아론 기자 = A씨는 최근 전북지방경찰청으로부터 통장을 압류당했다. 과속 및 신호 위반 수십건으로 부과된 과태료 80여만 원을 체납한 게 화근이었다. A씨는 압류 사실을 통보받자 은행으로 향했다.
A씨는 그러나 체납액을 납부하러 은행에 간 게 아니었다. 압류된 통장 대신 은행 업무를 보기 위한 새 통장을 개설하기 위해서다. 경찰의 과태료 징수 체계의 허점을 노린 것이다.
경찰 등에 따르면 과태료 장기체납자들을 대상으로 신용정보조회를 통해 통장 압류를 하더라도 해당 은행에서 다른 통장을 개설하면 정상적인 은행 업무를 보는 게 가능하다.
또 새마을금고나 신협을 제외한 단위 사업자 금융권은 체납자가 정확히 어떤 은행을 이용하는 지 알지 못하면 압류도 어려운 실정이어서 악용될 우려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한 인터넷 포털에는 얌체 체납자들 사이에 통장 압류를 당할 시 대책과 압류를 피할 방법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이처럼 경찰 징수 체계가 정비되지 않은 가운데 체납자들 사이에 징수를 피할 각종 편법이 난무하면서 체납액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3일 경찰청에 따르면 교통과태료 체납건수는 2014년 6월 말까지 총 2026만건, 체납액은 1조 1459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전북의 경우는 교통무인단속(과속, 신호위반) 건수가 2012년 58만2247건, 2013년 62만1079건, 2014년 78만4537건이다.
과태료 부과액은 2012년 191억338여만 원, 2013년 206억9845여만 원, 2014년 241억8472여만 원으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과태료 징수액은 2012년 113억4389여만 원, 2013년 132억9196여만 원, 2014년 156억2492여만 원으로 부과액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특히 2000년부터 2014년까지 전북 지역 교통무인단속 과태료 체납액은 604억여 원에 달한다.
이처럼 장기 체납자들의 장기 체납을 위한 수법이 날로 교묘해지면서 해마다 체납액은 증가하고 있지만, 경찰 대응은 미온적인 실정이다.
전북경찰청의 경우 올 4월부터 과태료 체납 징수 활동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으나 기존 체계를 정비하지 않은 채 1, 2개안을 끼워넣기 식으로 운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전북경찰청 징수 활동이 형식적으로 그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전북경찰청은 현재 체납자들의 과태료 납부를 위해 통장 압류, 급여 압류, 자동차 번호판 영치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급여 압류는 체납액이 50만원 이상 체납자, 자동차 번호판 영치는 체납액 30만원 이상이거나 체납일 60일 이상의 체납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최근에는 징수 활동 강화를 위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과태료, 체납차량 번호판영치 업무를 전체 외근 교통 경찰로 확대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허술한 법망을 틈타 장기체납을 유지하고 있는 고질적 장기체납자들을 대처할 만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경찰 관계자는 "신용정보조회를 통해 1금융권은 3곳, 2금융권은 2곳에 대한 통장압류를 실시하고 있는데, 체납자들 사이에 압류를 피할 금융권에 대한 정보가 돌아다니는 줄 몰랐다"며 "압류 방안을 강구해 대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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