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미국에 한국 알리는 ‘태권도 전도사’ USTEF 김경원 이사장

김경원 미주태권도교육재단 이사장 2015.06.14/뉴스1 ⓒ News1 박효익 기자
김경원 미주태권도교육재단 이사장 2015.06.14/뉴스1 ⓒ News1 박효익 기자

(매사추세츠=뉴스1) 박효익 기자 = 미주태권도교육재단(US Taekwondo Education Foundation; USTEF) 김경원 이사장의 포부다.

USTEF는 태권도의 방법으로 지도자, 교육자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2007년 김 이사장이 설립한 비영리 단체다. 공교육을 통해 태권도를 가르쳐 미국의 어린이들에게 강한 도덕적 원칙을 심어주는 것을 임무로 삼고 있다.

김경원 이사장은 “태권도 정신을 미국학생들에게 심어주고 근본적인 기초 교육체계를 갖춤으로써 자라나는 미국 어린이들에게 한민족이 가진 홍익인간 정신을 심어주고 싶었다”며 USTEF를 설립하게 된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매사추세츠와 뉴욕, 뉴저지, 캘리포니아, 미시간, 켄터키, 워싱턴, 노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 미주리, 로드아일랜드 등 미국 11개 주의 400여개 공립학교들이 현재 USTEF의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다.

김 이사장은 미주 최초로 태권도를 공교육 과정에 채택하게 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0년 재외유공동포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USTEF는 온두라스와 인도, 컬럼비아, 케냐, 멕시코, 중국 등에도 태권도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그 범위를 세계적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5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에서 USTEF 주최로 열린 ‘2015 타임스스퀘어 태권도 페스티벌’도 같은 취지로 진행된 행사다.

김 이사장은 전북 부안에서 출생한 재미 태권도인이다. 그가 미국으로 건너가 USTEF를 설립하고, 태권도 페스티벌을 열게 된 계기와 과정 등에 대해 뉴스1 전북취재본부는 이메일, 전화통화를 통해 김 이사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김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5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에서 미주태권도교육재단 주최로 열린 ‘2015 타임스스퀘어 태권도 페스티벌’에 참가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태권도 시범을 보이고 있다./사진 제공=미주태권도교육재단 2015.06.14/뉴스1 ⓒ News1 박효익 기자

▲올해 행사도 성대하게 막을 내렸다. 많은 관광객과 현지인들에게 또 한 번 태권도로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올해로 7회째를 맞는 행사다. 1500여명의 태권도인들의 함성이 이날 광장을 가득 메웠다. 3월 열린 USTEF 태권도 챔피언쉽에서 공동우승을 차지한 보위스쿨과 알랜데일스쿨, 또 준우승을 한 p.s 52, p.s 116 등의 태권도 명문학교와 뉴욕, 매사추세츠 등 35개 주 도장에서 태권도를 배우고 있는 태권도인들이 행사에 참가했다.

-어떤 행사인가? 앞으로의 방향은?

▲참가자들은 품새와 격파, 겨루기 등의 다양한 퍼포먼스로 관광객과 현지인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난타, 한인 합창단의 아리랑 합창 등 다채로운 한국문화 행사도 함께 진행됐다.

태권도로 심신을 단련한 어린이들이 그 기량을 뽐내고 태권도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세계의 중심에서 축제를 열게 됐다. 해가 거듭될수록 행사는 미국 현지인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태권도 기술뿐만 아니라 예절, 절제, 의협심 및 각종 생활에 관한 교육을 병행하기 때문에 반응이 폭발적이다. 앞으로 미국을 넘어 전 세계가 하나로 뭉칠 수 있는 세계인의 축제로 만들어갈 계획이다.

-USTEF는 어떻게 설립한 단체인지?

▲태권도 정신을 미국학생들에게 심어주고 근본적인 기초 교육체계를 갖춤으로써 자라나는 미국 어린이들에게 한민족이 가진 홍인인간 정신을 심어주고 싶었다. 그렇게 해서 세계의 중심국가인 미국의 400여개 공립학교에서 태권도를 정규과목으로 채택하도록 만들었다. 앞으로 유엔과 함께 태권도 회원국 세계 207개 국가에서도 태권도가 정규과목으로 채택이 되도록 만들겠다. 한국에서도 정규과정으로 태권도를 교과 과목에 편성해야 한다.

재단을 설립하기 이전부터 태권도가 공교육으로 채택되도록 노력했다. 하지만 학교들은 문을 쉽사리 열려고 하지 않았다. 학교 입장에서는 태권도도장의 원생들을 모집하기 위해 영업을 하는 것으로 보였나 보다. 그래서 좀 더 체계적으로 이 문제에 접근하고자 재단을 설립해 태권도 보급에 나섰던 것이다.

하지만 스프링필드에서 타운 레크레이션 센터의 요청으로 태권도 클래스를 시작하고 효과를 내면서 센세이션을 일자 공립학교 측에서도 수업을 해 달라는 제의가 들어왔다. 한 초등학교에서는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10시간 수업을 진행했는데 전체적인 분위기가 바뀌어 너무 좋다며 다른 학교 교장을 초청해 오픈 수업을 하기도 했다.

다른 학교 교장들도 물론 좋아했지만, 특히 그 시의 80개 학교를 담당하는 체육감이 수업을 참관하고 ‘너무 훌륭하다’며 1년짜리 프로그램을 짜 보라는 제안을 했다. 월별로 주정부에서 필요한 커리큘럼을 짜면 공립학교에서 가르치겠다는 것이었다. 이후 많은 학교들이 현재 태권도를 정규과목으로 채택해 가르치고 있다.

5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에서 미주태권도교육재단 주최로 열린 ‘2015 타임스스퀘어 태권도 페스티벌’을 마친 뒤 행사 관계자들이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 제공=미주태권도교육재단 2015.06.14/뉴스1 ⓒ News1 박효익 기자

▲각 학교에서 태권도를 특별수업이 아닌 정규 수업시간으로 편성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각 학교에서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는 사범들은 재단에서 진행하는 태권도 사범 인턴십 교육과정을 거친 이들이다. 재단이 각 학교에서 직접 수업을 진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재단은 1년에 1번씩 태권도 사범 인턴십 교육을 하고 있다.

교육 시간은 지역마다 차이가 있다. 메사추세츠의 경우 체육으로 할당된 수업시간이 연간 32시간이다. 이중 태권도는 10~12시간 정도다. 많은 시간을 할애해 아이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면 좋겠지만, 그럴 경우 다른 체육교사가 할 일이 없어진다. 직업을 잃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태권도 수업일수를 줄여 연간 10~12시간으로 배정받았다.

재단은 학생들을 가르칠 뿐 아니라 미국 각주 공립학교 교장들과 체육교사들을 대상으로 매년 강습회도 열고 있다. 교장과 교사들이 모여 태권도 교육에 관한 정보를 교류하는 자리다.

또 내년에는 태권도가 정부가 인정하는 필수과목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10만명 서명운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많은 공립학교에서 태권도의 정규 과목 지정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교육에 활용되는 교재를 보니 ‘독도 스텝’이란 게 있던데 직접 고안한 것인가?

▲그렇다. 현재 독도는 한국과 일본 사이에 분쟁이 발생하고 있는 곳이다. 독도는 한국 땅이 분명하지만 1~2년 새 해결될 분쟁은 아니다. 독도가 한국 땅이란 사실을 세계 아이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독도 스텝이란 용어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아이들이 한국의 작은 섬인 독도를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태권도의 종주국이 한국이기 때문에 태권도 용어는 한국어로 된 용어들이 많이 있다. 태권도 자체를 비롯해 차렷과 준비, 기합 등이 대표적이다.

-재단 운영에는 어려움이 없나?

▲교육을 진행하는 학교에서 재정적인 지원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지원이 없는 곳도 있다. 일단 지원이 없다고 생각하고 교육을 시작한다. 그러다 학교 측에서 지원을 하겠다고 하면 받는 식이다. 미리 지원을 요구하면 학교 수업을 할당받기가 어려워진다. 미국의 모든 아이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는 게 재단의 목표다.

따라서 재정적인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외부의 도움을 받지 않고 재단 스스로 운영을 해 나가고 있다. 누구의 도움을 받으면 태권도로 미국의 어린이들에게 한민족이 가진 홍익인간 정신을 심어준다는 재단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도움을 받으면 재단이 휘둘릴 수밖에 없다.

-앞으로 재단이 나아갈 방향은?

▲공립학교의 교육은 대단히 중요하다. 아이들의 생각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 IT나 전자제품은 특정 품목이 영원히 시장을 점령하지 못한다. 그러나 태권도는 정신과 교육을 다룬다. 태권도를 배우면 아이들의 생각도 동양적으로 변하게 된다.

한민족이 가진 홍익인간 정신을 세계에 보급하는 것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지체 합일 정신’ 즉 ‘건전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들다’를 인류에게 주입시키는 것이다.

많은 미국 학생들이 재단의 영향으로 현재 태권도를 배우고, 한국에 대해 알아가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보람을 느끼고, 자긍심을 갖고 있다.

5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에서 미주태권도교육재단 주최로 열린 ‘2015 타임스스퀘어 태권도 페스티벌’에 참가한 미국 태권도인들이 태권도 시범을 보이고 있다./사진 제공=미주태권도교육재단 2015.06.14/뉴스1 ⓒ News1 박효익 기자

▲태권도 교육을 통해 우수한 한민족의 기상을 세계에 전파하고자 미국에 왔다. 처음 한국을 떠나 발 딛은 곳은 미국이 아니라 남미의 볼리비아다. 1980년 군 제대 후 10개월만에 볼리비아로 건너갔다. 가족들은 이미 1976년 모두 볼리비아로 이민을 떠났다. 혼자서라도 한국에 남겠다는 마음에 군대에도 갔었던 것인데 당시 국내 정세가 너무 어수선해 남미행을 선택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군대에서도 태권도 선수생활을 했기 때문에 그곳에서 태권도 사범으로 1년 간 활동했다. 그 후 미국으로 건너갔다.

태권도는 어려서부터 시작했다. 13년 차이가 나는 큰형의 영향이었다. 큰형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 정부 파견 태권도 사범이었다. 당시 정부는 오지로 사범을 파견해 아이들에게 태권도 교육을 시켰다. 형을 따라하면서 자연스럽게 태권도를 하게 됐다.

-볼리비아에 정착하지 않고 미국으로 간 이유는?

▲당시 볼리비아 경기는 상당히 좋았다. 태권도에 대한 국민들의 애정도 컸다. 하지만 더 넓은 곳으로 가서 태권도를 가르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무작정 미국으로 건너간 것이다.

미국으로 건너가 이것저것 많은 일을 했다. 도장을 차리겠다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막일이든 뭐든 가릴 이유가 없었다. 또 이십대 중반의 나이였기 때문에 노동일도 즐겁게 했다. 막노동을 하면서도 파트타임으로 태권도를 계속 가르쳤었다. 감을 잃지 않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때의 열정은 누가 감히 넘볼 수 없을 정도였다.

그렇게 열심히 돈을 모아서 도장을 하나 인수했다. 미국에 간지 6년만이다. 원생이 60명 정도 되는 작은 도장이었다. 얼마 후 원생이 200명 정도 모이는 도장으로 성장했다. 또 1개이던 도장이 뉴욕과 보스톤 등 7개 도장으로 늘어났다. 도장들은 모두 직영으로 운영했다.

하지만 곧 문제가 생겼다.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확장을 계속 해 나가다 보니 행정과 스텝이 엉켜버렸던 것이다. 그래서 도장 1개만 남기고 나머지를 다 정리했다. 당시 가장 문제가 많은 도장이었다. ‘바로 잡아주고 손을 떼야겠다’는 심산이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그 도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도장은 3개로 원생은 600명 정도 된다.

-현재 무주에서 태권도원이 운영되고 있는데 가 봤는지?

▲태권도원에 대해 잘 알고 있고, 방문도 여러 차례 했다. 우리 재단과 태권도원이 협력체계를 잘 구축해 태권도의 세계화에 박차를 가했으면 한다. 태권도 페스티발에 협력하는 1만여명의 미국인들이 태권도원을 방문하고 간단한 연수를 통해 참가 증서를 교부받는 방식의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싶다. 더 나아가 무주와 미국 체육인들의 상호 교류, 협력을 통해 양국의 문화 발전도 이뤘으면 한다.

-태권도 종주국으로서 대한민국이 해야 할 역할에 대해 어떻게 생각는지?

▲태권도의 정신을 세계에 보급하기 위해 정부의 과감한 지원과 협력이 필요하다. 우수한 한민족의 민족혼을 세계에 보급하기 위해서는 먼저 미국 전역의 10000여개 공립학교에서 태권도가 정규 과목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오바마 대통령 또한 태권도를 배운 사람으로서 태권도의 교육 가치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정병국 전 문화체육부 장관이 태권도의 세계화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도움을 줬다. 앞으로도 국가 차원의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태권도 발전과 관련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태권도의 정신이 잘 뭉쳐지지 않고 있는 것 같다. 각자 사범들이 각기 가르치기 때문이다. 원칙을 정립하는 게 필요하다. 태권도는 공격이 아닌 방어를 하는 무도다. 이런 게 태권도 헌장으로 정립이 돼야 하는데 현재는 공식적인 헌장이 없다. 다만 재단 자체적으로 태권도 헌장을 만들어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또 태권도 종주국이 한국이지만, 한국인들은 태권도를 가벼이 여기고 등한시 하는 경향이 있다. 세계 인류가 환영하고 환호하는 태권도를 절대 종주국의 국민들이 경시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김경원 미주태권도교육재단 이사장 2015.06.14/뉴스1 ⓒ News1 박효익 기자

▲1958년 10월16일 전북 부안군 출생 ▲EXECUTIVE MBA NY 3기 ▲AMERSTATE UNIVERSITY MBA 수료 ▲USA NATIONAL TEAM COACH ▲NEW ENGLAND TAEKWONDO ASSOCIATION PRESIDENT ▲PRESIDENT OF THE BOSTON KOREAN AMERICA AMATEUR SPORTS ASSOCIATION ▲2010년도 재외유공동포 국무총리상 수상 ▲39대 보스턴 한인회 회장

whic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