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아, 고향 돌아가 잘 살아"…자연 방류 10주년 환송식

해수부, 제주 해수욕장에 11마리 방류…높은 파도에 1마리 제외
각 등갑에 위성추적장치 붙여 추적…정책·연구자료로 활용키로

27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중문색달해수욕장에서 해양수산부 주최로 열린 바다거북 자연방류 행사에서 한 바다거북이 바다로 향하고 있다. 2026.8.27 ⓒ 뉴스1 오미란 기자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거북아, 잘 가! 건강하게 잘 살아!"

푸른 하늘 아래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던 27일 오전 10시 30분 제주 서귀포시 중문색달해수욕장.

철썩대는 파도 소리를 뚫고 응원 함성이 터져 나오자, 바다거북들은 일제히 넓적한 앞다리를 힘껏 내저으며 '엉금엉금' 조금씩 전진했다. 진한 바다 내음을 맡은 바다거북들은 망설임 없이 수평선을 향해 나아갔고, 끝내 고향 바다로 몸을 내던졌다.

바다거북들의 등갑이 속속 바닷속으로 모습을 감추는 순간, 지켜보는 이들 사이에서는 "갔다!", "잘 간다!", "다행이다!" 환호가 이어졌다.

2017년에 시작돼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해양수산부의 '바다거북 자연방류' 행사 현장의 모습이다.

27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중문색달해수욕장에서 해양수산부 주최로 열린 바다거북 자연방류 행사에서 바다거북들이 바다로 향하고 있다. ⓒ 뉴스1 오미란 기자

이날 자연의 품으로 돌아간 바다거북은 푸른바다거북, 매부리바다거북, 붉은바다거북 등 모두 11마리.

당초 모두 12마리가 방류될 예정이었지만 태풍 '사우델'의 영향으로 현장에 파도가 높게 일면서 작은 바다거북 1마리가 제외됐다.

이 바다거북 12마리는 해양동물 전문 구조·치료기관이자 해양생물 서식지 외 보전기관인 아쿠아플라넷 여수·제주와 씨라이프 부산 아쿠아리움이 수개월간 지극정성으로 치료하거나 인공부화시킨 개체들이다.

바다거북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보다 자연스럽게 야생에 복귀할 수 있도록 이날 방류도 사람과의 접촉 없이 개체 스스로 바다로 이동하는 비접촉 방식으로 조심스럽게 진행됐다.

각 개체의 등갑에는 위성추적장치도 붙여져 있었는데,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해당 장치를 통해 확보한 자료를 향후 바다거북 보호·관리정책과 관련 연구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27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중문색달해수욕장에서 해양수산부 주최로 열린 바다거북 자연방류 행사에서 한 바다거북이 바다로 향하고 있다. 2026.8.27 ⓒ 뉴스1 오미란 기자

박천수 제주도 행정부지사는 인사말에서 "제주도정은 바다거북과 남방큰돌고래 등 멸종 위기의 해양 보호 생물을 보호하기 위해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구조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자체 구조 TF도 운영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제주의 생태적 가치를 지켜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도 기념사를 통해 "쓰러진 생명을 보듬고, 멸종 위기종을 보존하기 위해 연구하며, 서식지를 지켜내기 위해 땀 흘리는 많은 분의 애정과 헌신이 희망을 만들고 있다. 오늘 방류된 바다 거북 한 마리, 한 마리가 바로 그 희망의 징표"라며 "해양수산부도 이러한 희망의 연대에 책임감을 갖고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바다거북은 넓은 해역을 이동하며 살아가는 대표적인 해양생물로, 해양쓰레기와 폐어구, 서식지 훼손 등 다양한 위협에 노출돼 있다.

현존하는 7종 모두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돼 있고, 우리나라도 국내 서식이 확인된 바다거북 5종(푸른바다거북, 붉은바다거북, 매부리바다거북, 올리브바다거북, 장수거북)을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바다거북 야생개체군 회복을 목표로 매년 민관 협력을 통해 바다거북을 자연에 방류하고 있다.

27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중문색달해수욕장에서 해양수산부 주최로 열린 바다거북 자연방류 행사에서 바다거북들이 바다로 향하고 있다. ⓒ 뉴스1 오미란 기자

mro12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