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야자수, 가시가 신발 뚫는다…자살 힘든 수종" 나무의사도 의아

"밭 퇴비 냄새·빽빽한 야자수 잎 탓 시신 발견 어려웠을 것"
타살 의혹 원인 중 하나로 야자수 카나리아 특성 꼽혀

26일 경찰의 실종사건 허위종결로 실종 104일 만에 실종자 시신이 발견된 제주시 한림읍 현장에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다. 2026.8.26 ⓒ 뉴스1 안은나 기자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전문가들도 접근하기 힘들 정도의 나무거든요, 카나리아가."

나무의사인 박치관 한국나무의협회 제주지회장은 30대 여성 장모씨 사망 사건과 관련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부검 결과를 토대로 경찰은 타살 혐의점이 없다는데 무게를 두고는 있지만 타살 의혹은 이어지고 있다.

유족이 실종자가 시신이 발견된 야자수숲을 평소 무서워했다고 언론 등에 진술했고 유서 등 자살을 암시하는 뚜렷한 동기도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시신 발견이 너무 늦어 부패가 심하고 CCTV도 이미 삭제돼 여론을 설득할 만한 명확한 근거가 나타나지 않았다.

카나리아는 가시가 많고 줄기가 약하다는 점도 이런 의혹이 불거지는 원인이다.

박 회장 역시 카나리아와 관련한 여론에는 일부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박 회장은 자신의 분석이 언론에 공개된 정보를 토대로 전문가로서 카나리아의 특성을 설명한 것이지 실종자의 자살 여부를 추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조경업자가 훼손한 후박나무 400여그루 가운데 200그루를 되살린 박 회장은 야자수를 비롯해 다양한 수목을 관리하고 진단하는 나무의사다. 과거에 제주 한 관광지에서 다년간 직접 야자수를 키운 경험이 있다.

시신이 발견된 야자수숲도 과거 방문했던 곳이라고 박 회장은 전했다.

26일 경찰의 실종사건 허위종결로 실종 104일 만에 실종자의 시신이 발견된 제주시 한림읍 현장에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다. 2026.8.26 ⓒ 뉴스1 안은나 기자

박 회장은 "카나리아는 일반적으로 제주에서 볼 수 있는 워싱턴 야자수와 달리 낮게 크면서 옆으로 퍼지는 나무로 높이가 2~3m 이상 된다"고 했다.

그는 카나리아의 큰 특징 중 하나를 '가시'라고 했다.

박 회장은 "카나리아의 가시가 어느 정도냐 하면 접근할 때는 고무장갑과 안전화를 신어야하는데 이걸 뚫을 정도로 강하고 만약 찔리면 염증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박 회장은 카나리아의 줄기가 무거운 물체를 매달거나 지탱하기에는 얇고 약하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만약 줄을 맨다면 순이 나는 안쪽을 이용해야 하는데 가시가 워낙 세기도 하고 피해자 신장 등을 고려할 때 쉽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박 회장은 "(야자수 등 수목)이쪽 업계 관계자들은 대부분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은 맞다"며 "지금까지 야자수에서 자살했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고 의아해했다.

그는 시신이 3개월 이상 방치됐는데도 주변에서 발견 못한 이유도 해석을 내놨다.

박 회장은 "사망 장소 주변이 밭이 많은데 5월쯤에는 퇴비를 뿌리기도 하고 주변에 양돈농가가 있다"며 "특히 야자수는 잎이 빽빽해 공기가 잘 통하지 않아 냄새가 밖으로 잘 빠져나가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재차 "저는 범죄 관련 전문가는 아니니 이번 사건의 실체가 이렇다 저렇다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전문가로서 일반적인 야자수 특성 등을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고 했다.

kd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