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란 씨 추정 시신 발견…이제 '사망 원인·시점, 경찰 책임' 규명으로

부검 거쳐 신원·사인 확인…부패 심해 정밀감정 수주 가능성
A 경장 체포적부심 인용돼 석방…구속영장 별도 심사

24일 오전 제주시 한림읍 모 초등학교 인근 야자수밭에서 실종된 장미란 씨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일대를 통제하고 감식 작업을 하고 있다. 2026.8.24 ⓒ 뉴스1 고동명 기자

(제주=뉴스1) 홍수영 기자 = 장미란 씨(37)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되면서 제주서부경찰서 A 경장의 허위 종결 의혹 관련 경찰 수사가 신원과 사망 원인·시점을 규명하고 실종 신고 허위 종결이 사망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밝히는 단계로 전환될 전망이다. 경찰청도 이 사건과 관련한 감찰에 착수했다.

24일 오전 10시 46분쯤 제주시 한림읍의 한 야자수밭에서 합동 수색 중이던 경찰관이 장 씨로 추정되는 여성 시신을 발견했다. 다만 부패가 상당히 진행돼 육안으로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장 상태 등을 토대로 범죄 연관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가족들의 동의를 받아 부검을 진행해 정확한 사인과 사망 시점 등을 밝힐 계획이다.

옷·휴대전화만으로 신원 확정 못 해…DNA 대조·부검 예정

장 씨로 추정되는 시신 주변에서는 인상착의와 일치하는 옷가지와 휴대전화 등이 발견됐다.

경찰은 가족들의 동의를 받고 검시와 부검 영장 절차를 거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다. 정확한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경찰은 시신과 가족의 DNA를 대조하고 치아나 의료기록 등을 함께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연조직이나 발톱 등에서 분석 가능한 DNA가 확보되면 비교적 빠르게 결과가 나올 수 있지만 뼈나 치아를 사용해야 할 경우 전처리 과정으로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다만 시신이 장기간 야외에 있었던 만큼 정확한 사망일을 특정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경찰은 부패 정도와 현장 기온, 휴대전화 작동 기록 등을 종합해 사망 시점을 추정할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서 발견된 휴대전화가 복구되면 마지막 사용 시점과 전원이 꺼진 경위, 위치정보, 메시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장기간 야외에 노출된 만큼 데이터 복구 가능성은 감식을 거쳐야 알 수 있다.

지난 5월 실종된 장미란 씨(37)의 사건을 허위 종결한 혐의로 긴급체포된 A 경장이 24일 제주지방법원에서 체포적부심 심사를 받고 나오고 있다.2026.8.24 ⓒ 뉴스1 홍수영 기자
사망 시점, 경찰 책임 범위 가를 핵심

부검 결과에 따라 A 경장의 '신고 허위 종결'을 둘러싼 진실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A 경장은 직무유기와 공전자기록 위작·행사,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를 받고 있다.

장 씨는 지난 5월 12일 오후 10시 15분쯤 숙소를 나선 뒤 행방이 끊겼다. 실종 신고는 사흘 뒤인 15일 오후 6시 43분쯤 접수됐지만 A 경장은 신고 2시간 33분 만인 오후 9시 16분쯤 사건을 종결했다.

당시 관할 파출소는 장 씨 휴대전화 위치를 토대로 한림항 일대를 수색하고 있었다. 그러나 A 경장이 "장 씨와 연락이 닿았다"고 알리면서 수색이 중단됐다. 휴대전화의 마지막 기지국 신호는 다음 날인 16일 오전 9시 44분쯤 한림항 인근에서 잡혔다. 하지만 통화기록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부검에서 장 씨가 최초 신고 이전 숨진 것으로 추정될 경우 허위 종결과 사망 사이의 형사상 인과관계를 인정하기는 상대적으로 어려워진다. 반대로 신고 당시 생존해 있었고 수색이 계속됐을 경우 구조할 가능성이 있었다는 점이 확인되면 추가적인 형사 책임을 검토할 여지가 생긴다.

경찰은 A 경장이 지난해 3월부터 종결 처리한 실종 신고 298건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있는지 전수조사하고 있다. 담당 팀장과 과장 등 지휘선이 사건 종결을 보고받았는지, 전산상 기록 삭제를 왜 걸러내지 못했는지도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검찰 측도 경찰과의 긴밀한 협조체계를 갖추겠다고 밝혔다. 제주지검은 형사1부장을 주임검사로 하는 전담수사팀을 구성했다.

체포적부심과 구속 필요성은 별개…불구속이어도 수사 계속

제주지법은 이날 A 경장이 청구한 체포적부심을 인용해 석방을 결정했다. 법원은 "A 경장의 소재가 계속 파악되고 있었던 만큼 체포영장을 발부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긴급체포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만큼 법원은 혐의 소명 정도와 도주·증거인멸 우려를 별도로 심사한다. 영장실질심사는 이르면 25일 진행될 전망이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A 경장은 다시 구속돼 수사를 받게 된다.

법원 관계자는 "체포적부심은 긴급체포 자체가 적절한지 여부를 따지지만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구속의 필요성을 따지기 때문에 별도의 사안"이라며 "심사가 진행되면 A 경장은 출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gw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