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실종사건 '허위종결' 사태 일파만파…전국 전수조사 착수(종합)
담당 경장, 30대女 이어 60대男 실종 은폐…긴급체포 수사
총리, 강한 유감 표명…국수본부장 "더 정확·신속히 수사"
- 오미란 기자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제주에서 경찰관이 실종사건을 허위 종결한 사실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경찰청이 전국 실종사건 처리 과정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섰다.
23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긴급체포된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모 경장은 현재 직무 유기, 공전자기록 위작·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실종자 가족에게 실종자와 연락이 닿았다는 식으로 거짓말하고, 실종자 관리 시스템에서 실종 신고 내용을 삭제하거나 해제한 데 이어 실종자를 직접 만나 안전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실종 사건을 허위 종결해 왔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허위 종결된 것으로 확인된 실종사건은 장미란 씨(37)와 60대 남성 A 씨 등 2명이다.
부 경장은 지난 5월 15일 오후 6시 43분쯤 장 씨에 대한 실종 신고를 받은 뒤 2시간 30여분 만인 오후 9시 16분쯤 해당 실종 신고를 허위 종결했다.
이는 경찰이 지난달 19일 장 씨 가족으로부터 재차 실종신고를 받은 뒤 지난 11일 부 경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면서 드러났다.
부 경장은 이어 지난달 2일 오후 6시2분쯤 A 씨에 대한 실종 신고를 받은 뒤에도 5시간 30여분 만인 오후 11시38분쯤 해당 실종 신고를 허위 종결했다.
특히 A 씨 가족의 경우 지난 달 27일과 지난 6일에도 경찰에 재차 실종신고를 했지만 경찰은 이때도 별다른 확인 절차 없이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후 언론보도를 통해 장 씨 사례를 접한 A 씨 가족은 지난 21일 오후 3시52분쯤 경찰에 다시 실종신고를 했고, 담당 경찰관이 부 경장인 것을 확인한 경찰은 즉시 수색에 나서 이튿날인 22일 제주시 구좌읍에서 A 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A 씨의 아들은 이날 제주서부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버지가 무사하고 가족에게 위치를 알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경찰 말만 믿고 기다렸는데, 아버지는 최초 실종 신고 51일 만에 시신으로 돌아왔다"고 울분을 토하며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현재 제주경찰청은 부 경장을 상대로 범행 동기와 경위 등을 조사하는 동시에 그간 부 경장이 처리해 온 실종사건을 전수조사하고 있다.
경찰청도 전국 실종사건 처리 과정에서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었는지 전수조사를 하고 있다. 아울러 담당자가 실종사건 해제를 요청하면 관리자가 이를 확인한 뒤 최종 해제하도록 실종자 관리 시스템도 개선하고 있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이번 사태에 대한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경찰청에 철저한 진상조사와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한 총리는 또 가용자원을 최대한 동원해 실종자 수색에 최선을 다하고, 실종자 가족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장난전화나 가짜뉴스에 대해서도 무관용 원칙으로 엄중히 대응할 것을 지시했다.
홍석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이날 제주경찰청을 방문해 "내 가족을 찾는다는 마음으로 실종자의 안전과 소재 발견을 위한 단서 발견에 노력해 달라"며 "실종 사건은 국민의 생명·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더 정확하고 신속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mro12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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