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무사하단 경찰 말 믿었는데"…제주 허위종결 피해 유족 울분

제주서부경찰서 앞 기자회견…진상 규명·관련자 처벌 촉구
"총 네 차례 실종 신고…경찰로부터 충분한 도움 못 받아"

발언하는 '제주 실종사건 허위 종결 사태' 피해 유족.2026.8.23./뉴스1 ⓒ 뉴스1 오미란 기자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경찰이 아버지가 무사하다고 해 그 말만 믿고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51일 만에 돌아온 건 아버지의 시신이었습니다."

제주에서 실종된 뒤 사건이 허위 종결된 60대 남성의 유족이 경찰의 대응을 비판하며 철저한 진상 규명과 관련자에 대한 책임을 촉구했다.

23일 오후 제주서부경찰서 앞에서는 지난달 2일 실종됐다가 51일 만인 전날 숨진 채 발견된 60대 남성의 아들 A 씨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A 씨는 "지난달 2일 경찰에 처음 실종 신고를 한 뒤 두 차례 경찰서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다"며 "당시 경찰은 아버지가 무사하고 가족에게 자신의 위치를 알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설명했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경찰의 설명을 믿고 기다렸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A 씨는 "경찰을 믿고 있었지만 이후에는 전화를 받지 않거나 가족들이 개인적으로 알아보라는 취지의 이야기만 했다"며 "실종자를 찾는 과정에서 충분한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상황이 달라진 것은 언론을 통해 장미란 씨 실종 사건의 허위종결 의혹을 접하면서다.

A 씨 가족은 지난 21일 경찰에 다시 실종 신고를 했다. 그러나 재신고 다음 날인 22일 아버지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

A 씨는 "그 순간 우리 가족은 무너졌다"며 "조금이라도 더 빨리 아버지를 찾을 수 있었던 시간은 없었는지 묻고 싶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경찰을 향해 "최초 실종 신고가 접수된 이후 어떤 조치를 했는지, 당시 판단과 대응은 적절했는지, 왜 적극적인 수색이 이뤄지지 않았는지 철저히 밝혀야 한다"며 "잘못이 있었다면 그에 따른 책임도 반드시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재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모 경장은 직무유기와 공전자기록 위작·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부 경장은 실종자 가족에게 실종자와 연락이 닿았다는 취지로 거짓말하고, 실종자 프로파일링 시스템에서 관련 내용을 삭제하거나 해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실종자를 직접 만나 안전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사건을 종결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까지 확인된 허위종결 피해 실종자는 장미란 씨와 A 씨의 아버지 등 2명이다.

경찰은 부 경장이 그동안 담당했던 실종사건 전반을 들여다보는 한편 아직 행방이 확인되지 않은 장 씨를 찾기 위해 가용 인력을 동원해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mro12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