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선은 바짝, 대형선은 쿵쿵"…선넘는 제주 돌고래 관광선들

제주대 기초과학연구소 김창수 박사, 관광선 위반 사례 연구
"규정 만들고도 현장 확인 미흡…연구 결과 지속 공개"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을 위반한 남방큰돌고래 관광선들.(김창선 박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제주 남방큰돌고래 관광 선박들이 정부가 정한 안전거리를 상습적으로 위반하고 심각한 수중소음까지 유발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제주대학교 기초과학연구소 김창수 박사는 지난해 6월 한 달간 서귀포시 노을해안로 앞바다에서 총 11차례에 걸쳐 드론과 수중청음기를 활용해 남방큰돌고래 수면 출현 위치와 남방큰돌고래 관광선 운항 궤적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따르면 선박은 돌고래와의 거리가 300m 이내일 경우 엔진을 정지해야 한다. 이때는 접근 가능한 선박 수도 총 3척으로 제한된다. 특히 50m 이내일 경우에는 접근조차 불가능하다. 이를 위반하면 최대 2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번 연구 결과를 보면 '300m 이내 엔진 정지' 기준은 사실상 모든 선박이 위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50m 이내 접근 금지' 기준 위반 사례도 잇따랐다. 돌고래를 만난 관광형 어선의 15%가 이 기준을 위반했고, 소형 관광선과 대형 관광선의 약 4.2%와 4.4%도 해당 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조사됐다.

선박이 유발하는 수중 소음 역시 돌고래의 생존을 위협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형 관광선의 경우 돌고래의 주요 의사소통 주파수 대역(5.3~12.5㎑)에서 배경 소음보다 3㏈(데시벨) 이상 높은 소음을 발생시킨 비율이 93%에 달했다. 이는 돌고래에 지나치게 가깝게 접근했기 때문이다.

대형 관광선은 상대적으로 거리를 유지했음에도 선박 자체의 소음이 크다 보니 시속 약 20㎞의 속도로 운항할 경우 추정 음원 레벨이 약 150㏈에 달했다. 이는 전투기나 기차 소음보다 훨씬 심한 소음이다.

김 박사는 "가장 큰 문제는 규정을 만들어 놓고도 현장에서 준수 여부를 확인할 행정체계가 미흡하다는 것"이라며 "앞으로 관광선 규정 위반 사례와 개선 여부를 객관적인 자료로 기록해 공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mro1225@news1.kr